최강 미담국어논술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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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에서도 결실의 시기가 돌아왔다.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쓴 고배를 마신다. 합격자 수기를 받다 보면 합격에는 다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성실하게 시험을 잘 보거나, 면접에 자신이 있거나, 글을 잘 쓰거나. 또는 관계형성을 잘 해 활동이 아주 우수하거나, 뭔가 한 가지는 잘 하고 자신감도 보인다.

하지만 이 모두에서 뛰어난 학생은 아주 드물다. 그러므로 합격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전형을 모두 동등하게 파고들기보다는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을 찾아내서 집중하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 문제는 전형유형과 평가요소가 분산되다 보니 한 가지 전형에만 집중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는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공부를 시작할 때 자신에게 필요한 전형요소가 교과인지, 비교과인지, 수능인지, 논술인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시작하는 편이 좋다.

모든 입시전형의 기본기는 의사소통능력이다. 언어적 인지능력이 바탕에 깔려 있어야 내신, 수능, 논·구술시험에서 문제의도를 파악하고 해결해낼 수가 있다. 그리고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관계형성 능력이다. 그런 면에서 입시전형은 사람과 글을 가장 중요하게 평가한다.

글이란 문장을 읽어내고 어휘의 의도를 추리한 뒤 글쓴이의 의도를 간파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을 독해 혹은 독서라고 부른다. 시험은 제한된 시간 안에 준비된 지문을 읽고 해결하는 과정을 평가하므로 적당한 읽기속도와 표현력이 습관화돼야 하는 어려움이 따른다. 그래서 개인차는 있지만 충분한 준비를 위해서는 보통 내신과 학생부는 2년 반, 수능은 1년, 논술이나 구술면접은 1년 정도의 준비기간이 소요된다. 다만 모든 전형에서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소양이 있고 결정적인 평가요소가 따로 존재한다. 그 소양에 해당하는 것이 언어능력과 수리능력이다. 이 둘은 평소 생활 속에서 습관화해야만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있다.

언어능력을 형성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초등 시기는 우리말 어휘체계와 문장구조를 다양하게 경험하고 익히는 시기다. 우리말 어휘는 삼중체계로 돼 있어서 그 어원에 대한 감각을 익히는 데 어려움이 많다. 독서를 통해서 들어오는 어휘경험은 문맥적이고 의도적인 상황을 통해 접하기 때문에 정교화의 깊이가 얕다. 그러므로 어휘의 정확도나 선명도가 떨어지는 상태로 인상적인 독서에 그치게 된다. 이러한 점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반드시 우리말의 어원학습을 시작해야 한다.

우리말의 뿌리가 되는 고유어, 외래어, 한자어의 종류와 특징, 그리고 기본어원을 정리하면서 문학서와 비문학서의 독서를 균형 있게 유지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것이 언어능력 형성의 출발점이다. 그 위에 사고력과 표현력을 기르기 위한 토론하기, 글쓰기 훈련이 병행되어야 언어감각이 발전한다.

중등시기부터는 교육과정이 확대되고 상대적 평가가 이뤄지므로 사고의 압박이 심해진다. 따라서 자율적인 독서와 어휘학습의 혼란을 겪게 된다. 하지만 이 시기에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자신만의 독서이력을 쌓아가는 일이 아주 중요하다. 독서습관은 독서량의 누적으로 결정되므로 연간 독서계획표를 작성해 연간 100시간 이상의 최소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불규칙한 독서로는 절대로 습관화가 이뤄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물론 독서이력을 생기부와 연결하여 진로독서, 교과독서를 꾸준히 관리해간다면 금상첨화라고 할 수 있다.

고등학교 시기는 학생들에게 독서의 암흑기에 가깝다. 그것은 입시라는 압박감과 독서시간의 부족으로 분산된 독서를 하기가 일쑤이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려면 초·중·등 시기에 독서를 습관화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수능을 잘 보려면 이 독서능력이 필수이기 때문에 또다시 교과지문과 수능지문에 대한 독서활동을 할 수밖에 없게 된다. 따라서 효율적인 공부를 위해서도 반드시 극복해야 할 문제가 바로 독서능력이자 독서습관이라 할 수 있다.

독서를 안 하던 학생이 어느 날 갑자기 수능문제집을 들고 와서 "독해가 안돼요"라고 물으면 교사들은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 되짚어가며 이해를 돕는다. 물론 이렇게 하면 그때는 이해가 되는 듯 싶겠지만 새로운 지문을 만나면 결국 다시 원점이다.

최강 미담국어논술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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