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학년도 정시 지원전략

2020학년도 대학입학 정시모집 원서접수 기간이 오는 26일 시작된다. 수험생들은 남은 열흘의 시간동안 올해 대입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기 위해 체계적인 원서접수 전략을 세워야 한다. 수능 성적표와 대학별 모집요강을 다시 한 번 들여다 본 뒤 영역별 강점과 반영 방법에 따른 희망 대학 목록을 작성하는 것이 먼저다. 이후 지원할 대학이 소속된 군별로 전년도 추가합격인원, 다른 대학 경쟁률 등 입시 변수를 고려, 최종적으로 지원 대학을 낙점해야 한다.

◇수능 성적 분석=수험생들은 수능 성적표를 기준으로 목표 대학의 수능 반영 유형에 따른 유·불리를 먼저 분석해봐야 한다. 대학에서 수능 성적을 반영할 때 영역별 가중치를 다르게 적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슷한 점수대의 수험생들과 비교해 본인이 어떤 영역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핵심이다. 강점을 가지는 영역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대학에 지원할 경우 경쟁자들에 비해 지원 대학의 환산 총점에서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목표 대학의 전형 요소 및 수능 반영 방법 등에 있어 유·불리를 파악할 때는 본인에게만 유리한지, 아니면 다른 수험생들에게도 공통적으로 유리한지를 파악해야 한다. 특히 비슷한 점수대의 대학 중 특정 영역을 반영하지 않는 대학, 탐구 반영 과목 수가 적은 대학 등은 일반적으로 경쟁률이 높다. 이렇게 다수의 수험생에게 유리할 것으로 보이는 대학은 오히려 피하는 것이 좋다. 반대로 모든 수험생에게 불리해 보이는 대학들을 눈여겨봐야 한다.

◇대학별 모집요강=정시모집에서 많은 대학들이 수능 100%로 선발하지만 건국대, 동국대, 한양대(나군) 등 일부 대학에서는 학생부 성적을 반영해 선발한다. 수험생들은 각 대학 학생부의 외형상 반영 비율을 보고 중요도를 인식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교과 성적은 최고점과의 점수 차이가 미미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한양대(나군)의 경우 학생부 반영 점수가 100점이지만 등급간 점수 차이가 1-8등급까지 0.5점씩 하락해 감점 폭이 적다. 반영 교과도 전 교과가 아닌 국어·수학·영어·사회(과학) 교과 중 교과별 상위 3과목씩 총 12과목만을 반영한다. 그러나 중위권 대학 중에서는 학생부를 의미 있게 반영하는 대학들도 있다. 용인대의 경우 학생부 등급 하락할 때마다 5.25점 감점으로 감점 폭이 다소 크다. 이처럼 학생부는 외형상의 반영 비율보다는 기본점수를 얼마나 주는지, 반영 교과는 몇 과목인지, 특히 등급 간 점수는 몇 점 차이인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대부분의 주요 대학은 탐구 영역의 성적을 반영할 때 백분위를 활용한 대학 자체 변환 표준점수를 반영한다. 연세대의 2019학년도 수능 과학탐구 영역 반영 방법을 분석해 보면, 백분위 100점과 99점의 점수 차이는 0.58점, 99점과 98점의 점수 차이는 0.83점이다. 반면 백분위 95점과 94점간의 점수 차이는 0.32점으로 그 차이가 작아진다. 사탐·과탐의 변환 표준점수는 대부분 대학에서 해마다 비슷한 경향을 보이지만, 대학이 발표한 변환 표준점수를 가지고 자신의 탐구영역 점수를 산출해봐야 한다.

이와 달리 중위권 이하 대학에서는 탐구 영역의 성적을 반영할 때 가천대, 국민대 등과 같이 백분위 성적을 그대로 반영하는 대학이 많다. 백분위 점수를 그대로 반영하면 표준점수 반영 방법보다 과목 선택의 유·불리는 상당 부분 해소되지만, 원점수 50점 만점인 탐구 영역에서 백분위는 100점으로 산출되기 때문에 원점수 1점의 차이도 백분위에서는 크게 벌어질 수 있다. 특히 2020학년도 탐구 영역에서 일부 과목의 경우 원점수 1점이 백분위로는 최대 7점까지 차이가 벌어지기도 하므로 원점수 1점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질 것이다. 이처럼 대학마다 탐구 영역 성적을 반영하는 방법이 다르고, 그에 따른 유·불리가 발생하기 때문에 대학별 성적 반영 방법을 정확히 따져봐야 한다.

◇입시변수 고려=정시모집은 10일이라는 기간 동안 추가모집이 이뤄져 중복 합격자들의 연쇄이동에 따른 추가 합격이 발생한다. 추가 합격 인원은 합격선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다. 정시모집에서는 총 3번의 지원 기회로 인해 군별 복수 합격이 발생하고, 이로 인한 미등록자가 발생한다. 이에 각 대학은 미등록 인원을 충원하기 위해 추가 모집을 실시한다. 이 때문에 추가 합격 비율 및 인원에 따라 특정 군에서 합격선이 하락하는 등 실제 입시결과는 예상과 전혀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전년도 지원 동향도 고려해야 할 변수다. 2019학년도 정시모집에서 한양대 `가`군에서 선발한 신소재공학부는 `나`군에서 선발한 건축학부보다 선호도가 다소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경쟁률도 신소재공학부는 8.37 대 1, 건축학부는 4.70 대 1로 최초 합격선은 신소재공학부가 건축공학부보다 높았을 것이다. 그런데 지난해 신소재공학부의 추가 합격률은 268.4%였던 것에 비해 건축학부는 추가 합격자가 단 1명도 없었다. 이에 따라 신소재공학부의 최종 합격선이 하락하여 최종 등록자 기준 수능 3개 영역 백분위 합이 282.54점으로 건축학부의 최종 등록자 평균인 283.26점보다 다소 낮게 나타났다.

정시모집은 3개의 모집 군으로 나눠 선발하기 때문에 중복 합격에 따른 연쇄이동으로 인해 특정 군에서의 지원 성향은 다른 군의 경쟁률 및 합격선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본인이 목표로 하는 학과를 지원하려는 수험생들이 다른 모집 군에서는 어떤 대학에 지원했는지를 분석해 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인기 학과와 비인기 학과를 지원하려는 수험생들 간에 지원 성향이 다르므로 수험생들의 지원 패턴에 대한 흐름을 분석하면 중복 합격에 의한 수험생들의 선택과 이탈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주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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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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