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아티언스' 예산 쪼개 반은 작가에, 반은 작가 지인 서울 업체와 수의계약 의혹 제기

지난 10월 대전시 중구 대전예술가의 집 전시실에서 열린 2019 아티언스. 사진=빈운용 기자
지난 10월 대전시 중구 대전예술가의 집 전시실에서 열린 2019 아티언스. 사진=빈운용 기자
대전문화재단이 지난 10월 열린 `2019 아티언스 대전`에서 특정 작가를 밀어주기 위해 예산을 쪼개 공개입찰을 피하고, 타지역 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2일 대전문화재단이 공개한 수의계약 공개내역서에 따르면 지난 10월 7일과 8일 `2019 아티언스 대전 체험존 콘텐츠 제작(총 계약액 1705만 원)`, `2019 아티언스 대전 전시파빌리온 임차 및 설치(총 계약액 1990만 원)` 등 2건의 수의계약을 각각 체결했다.

두 계약 모두 행사장 내 체험존을 조성하기 위한 예산인데, 특정작가를 위해 `콘텐트 제작`과 `장소임차`로 명목을 나눠 발주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있다.

2000만 원 이상의 예산을 집행할 때는 반드시 경쟁입찰이 필요한데, 이를 피하려고 작가와 연이 있는 서울소재 A업체와 일명 `쪼개기 발주`를 했다는 것이다.

해당작가와 서울의 건축사무소 A업체 대표는 `2017 서울비엔날레`서 참여자와 담당 큐레이터로 만난 연이 있다. 기획전시는 보통 지역업체와 계약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특정 작가를 밀어주기 위해 타지역 업체를 참여시키는 자충수를 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또 전시 특성상 작품 설치 등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됨에도 불구하고, 업체계약은 행사가 열리기 불과 2-3일 전에 이뤄졌다는 점도 의혹을 키우고 있다. 당시 전시를 준비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사전에 선정된 A업체는 계약서를 작성하기도 전에 현장에 방문해 행사 준비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문화예술계 한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계약을 맺기도 전에 특정업체가 행사장에 와 작업을 한다는 것은 이상하다"며 "지역업체를 배제하고 서울업체와 계약한 것도 일반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박만우 대전문화재단 대표는 "계약일이 행사 개최 이틀 전인 것은 최종적으로 계약을 맺은 날짜가 그때 뿐인 것이다"라며 "계약한 서울의 업체가 어느 곳인지는 자세히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이어 "해당 작품이 특수해 대전업체는 작가가 원하는 것을 구현할 수 없다고 판단해 서울업체와 수의계약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아티언스 대전에 배정된 예산은 지난해보다 1억 8000만 원 증액된 4억 원이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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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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