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서 번 노동소득만으로는 `인생 적자` 신세를 면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생애주기에서 버는 기간보다 소비하는 기간이 길어진 탓이다. 통계청이 어제 발표한 `2016년 국민이전계정`에 따르면 우리 국민은 평균 41세 때 소득이 흑자의 정점을 찍고 59세부터는 적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별로는 0-26세까지는 적자, 27-58세는 흑자, 59세부터는 적자인생을 걷는 것이다. 32년간만 흑자이다 보니 수명이 길어진 만큼 적자 인생도 늘어난다는 얘기다. 이는 고령화시대가 됐음에도 임금소득이나 자영업소득 등 젊었을 때 번 노동소득만으로는 노년을 빈곤하게 보낼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인생에서 소득은 일반적으로 중년기에 가장 높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소비는 유년기부터 노년기까지 일정하거나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소득과 소비의 인생 주기가 다르다 보니 적자 인생이 되는 것이다. 순수 노동소득으로 따져보면 평생 일해도 평균 5억 원 가까운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하다. 청소년까지는 그렇다 쳐도 59세부터 적자는 생각해 볼 문제다. 물론 퇴직 연령과 맞물리다 보니 그럴 수도 있지만 노인 빈곤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보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적자 인생을 벗어나거나 기간을 줄이려면 노동소득 이외의 수입이 있어야 한다. 재산을 상속받거나 임금 이외의 수익을 통해 흑자 기간을 늘리면 된다. 이론상 그렇기는 하지만 현실과는 괴리가 있다.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노년층 빈곤은 사회적인 난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은 OECD 회원국 가운데 1위다. 노인인구가 늘어나면서 사회적인 부담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적자인생 기간을 줄이기 위해선 연금이나 복지 등 사회보장을 강화해야 한다. 흑자 인생 기간의 연금 부담을 좀 더 늘리면 그만큼 적자 인생을 줄일 수가 있다. 정부의 연금과 복지 정책을 생애주기에 맞춰 다시 설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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