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새 야구장 건립에 한화이글스가 430억 원을 대기로 했다고 한다. 기존의 한밭종합운동장을 헐고 야구장을 새로 지어야 해서 철거비를 포함해 1393억 원의 건립비가 소요되지만 이중 30%가 조금 넘는 비용을 부담하기로 했다. 어제 대전시와 한화이글스가 투자협약을 체결한 모양인데 구단의 야구장 건립비용 부담이 적정한지를 두고 뒷말이 많다. 한화 구단이 대전과 충청을 연고로 두고 있는 만큼 사회 환원 차원에서 분담률을 더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베이스볼 드림파크로 불릴 새 야구장은 협소하고 노후된 한밭야구장을 허물고 2만 2000석 규모로 지어 2025년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새 구장이 건립되면 시민이나 팬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야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반길 일이다. 그런데 시의 재정 규모로 봐 부담해야 할 비용이 만만찮다는 데 있다. 건립비용 중 한화가 430억 원을 낸다 하더라도 국비 200억 원을 지원받을 경우 800억 원에 가까운 비용을 더 떠안아야 하는 처지다. 시가 부지를 제공하고 재계 서열 8위의 한화가 직접 야구장을 건립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닌 듯하다. 여기에 구장 사용료와 매점 등 부대시설을 포함한 운영권을 25년 동안 무상 사용케 하거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라면 구단이 직접 건립하는 방안도 시민 입장에선 나쁘지 않다. 광주나 대구의 경우 야구장 건립비용 분담률을 대전과 비슷하게 결정짓긴 했지만 구장 사용료를 추가 책정하려는 움직임은 눈여겨볼 일이다.

수 백억 원의 시민혈세가 투입된 곳에 30%의 사업비 투자에 전체 운영권을 주는 것은 또 다른 특혜를 준다는 의혹을 받기에 충분하다. 앞으로 총사업비가 확정되면 야구장 수익금의 일부를 건설비로 추가 투자키로 한 건 다행이다. 야구장 시설은 흥행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연고지 프로야구 역시 민간사업이란 점에서 한화에서도 야구장 인프라 구축에 인색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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