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논술·독서능력 유기적 학습자세 필요

최강 미담국어논술학원장
최강 미담국어논술학원장
독서는 생각의 발전소다. 책이라는 땔감으로 생각의 아궁이에 불을 지피면 인간은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 뜨거운 열로 추운 몸을 녹일 수 있고, 맛있는 밥을 지을 수 있으며, 흙을 녹여 자신을 지킬 무쇠대문을 만들고, 튼튼한 집도 지을 수도 있다. 독서능력이란 말 그대로 책을 읽는 능력이지만 이렇게 인류를 지속적으로 발전 가능한 존재로 만들어줬다.

우리는 독서를 통해 공부를 한다. 정보를 습득하고, 기억력과 사고력을 기르며, 정확한 표현력을 함양할 수 있다. 시험에서 평가하는 국어능력의 대부분이 바로 이러한 언어적 사고력을 측정하는 일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본격적인 입시 준비에 앞서 그동안의 독서 범위와 독서량을 점검하고, 자신에게 맞는 독서방법과 독서속도를 찾을 필요가 있다.

그런데 대부분이 내신과 수능 등 입시학습만 서두른다. 중·고등학교에 가면 뭘 배우고 어떤 시험을 보는지에만 몰두한다.

국어 학습은 대체로 강의를 듣고 문제를 풀어오는 방식이다. 강의를 듣는다는 것은 교사의 말을 알아듣는 것을 전제로 진행된다. 하지만 학습자의 언어능력은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똑같은 강의를 듣고도 시험성적의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문제를 분석해보면 원점회귀처럼 기본기 이야기를 다시 꺼내게 된다.

요즘 중학교에 진학할 초등학교 6학년 학부모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얘기가 바로 이런 질문이다. "무엇부터 시작해야 돼요? 독서력이 가장 중요하다는데, 어휘력이 가장 중요하다는데, 국어 내신이 가장 중요하다는데.."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언어능력의 기본기인 독서능력과 어휘력부터 정확히 진단해보고 학습방향을 결정하는 편이 좋습니다."

국어어휘력은 삼중체계인 고유어·한자어·외래어 가운데 비문학과 고전문학, 문법 등에서 개념어로 가장 많이 등장하는 한자어가 주로 결정짓는다. 따라서 해당 학년군에 맞는 교과개념어를 주고 어휘 환경과 추론능력, 활용능력 등을 다각적으로 측정한다. 그리고 해당 학년에 맞는 비문학 교과지문이나 모의고사지문을 주고 문장요약과 주제 도출과정을 지켜본다. 그러면 대체로 독서속도와 재구성능력, 일반화능력 등이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학생의 어휘추론능력과 독서능력을 면밀히 분석하고 20년 동안 누적된 진단데이터를 추론해 어휘력과 독서력의 레벨을 확정한다. 이것을 기준으로 학부모와 학생에게 결정하라고 한다. 지금 독서와 논술이 더 필요한지 개념어휘와 국어가 필요한지.

고등학교에 진학할 중학교 3학년 학부모들도 꼭 이런 얘기를 한다. "지금 내신공부와 수능공부는 어떤 비율로 해야 되나요? 고등학교 가면 학생부나 수행평가, 서·논술형 문제도 대비해야 하는데 지금 논술을 할 수 있나요?" 그러면 나는 또 마찬가지 대답을 건넨다. "국어능력과 논술능력의 기본기인 독서능력과 어휘력부터 정확히 진단해보고 학습방향을 결정하는 편이 좋습니다."

수능 확대방침으로 입시의 방향이 어수선한 가운데, 우리 아이의 꿈을 이루기 위해 진학에 유리한 전략을 세워야 하는 것은 누구나 같은 마음이다. 앞으로 정시가 확대된 입시에서 유리한 쪽이 외고냐, 국제고냐, 자사고냐, 일반고냐 하는 따지기 이전에 내신과 학생부, 논술을 중심으로 하는 수시전형과 수능을 중심으로 하는 정시 둘 다 무엇을 기본기로 성적이 결정되는지부터 생각해봐야 한다.

오랜 기간 국어와 논술교육에 종사하다보니 자연히 깨닫게 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국어시험은 지문에 대한 독서력과 기억력, 선택지를 가려내는 어휘력이 성적을 가르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서술·논술형 문제들과 수행평가는 자신의 생각을 다양한 문장으로 표현하는 문장표현력, 다양하고 적절한 어휘와 조사, 어미 등을 활용해 다채롭게 표현하는 조어력이 결정짓는다는 깨달음이다. 그래서 독서와 국어성적과 논술능력은 같은 수직선상에 놓여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것들을 유기적으로 학습하고 준비하려는 학부모의 현명한 자세가 아이들의 공부를 보다 재밌고 쉬운 길로 안내할 것이다.

최강 미담국어논술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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