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동란으로 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바람에 베이비 붐이 일었다. 종족보존욕구에서 비롯된 자연적인 현상이다. 부모 봉양에 자식들 가르치느라 허리띠를 졸라맸다. 잠뱅이와 고쟁이로 속살을 감췄다. 이런 와중에 희망의 메아리가 울렸다.
"새아침이 밝았네, 너도나도 일어나 새마을을 가꾸세…."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을 이룬 주인공이 바로 지금의 노인들이다.
지금의 청·장년들도 힘겹다. 일자리는 노인과 외국인들이 호시탐탐 노린다. 직장에서 밀려날까봐 안절부절 못한다. 100세 부모를 모시며 자식을 대학까지 가르칠 걱정에 노심초사다.
노인들의 한숨소리가 들려온다. "자식들에게 아프다하지 말게. 세 번만하면 볼 것 없이 고려장(요양병원) 행일세, 돈 있는 눈치 채지 않게 잘 하야지 큰일 나네."
제일 먼저 자식이 빼앗아 갈 수 밖에 없다. 갑자기 실직하거나, 사업에 실패하면 부모에게 매달릴 수밖에 없게 된다. 일단 빼앗겼다 하면 거지 신세를 면할 길이 없다. 바로 100 시대가 온다. 초 고령사회다. 의식주와 각종 세금과 의료비 때문에 고생바가지다.
청년들은 고급음식, 명품 옷, 해외여행을 마음껏 누린다. 노인들은 커피숍도 어림없다. 통한의 울음소리를 토해낸다. "너 늙어 봤냐. 나는 젊어 봤단다./… 이 순간부터 새 출발이다./ 청년들아, 백수라 부르지 마라… "
절절한 시조도 위로가 된다. "이고 진 저 늙은이/ 짐 벗어 나를 주오/… 늙기도 서러워커든/ 짐을 조차지실까."
노인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책임을 떠안는 바람에 가슴을 쥐어짠다. 울먹이며 하는 소리가 애처롭다. "너 늙어 봤냐. 나는 젊어 봤단다." 맞다! 노인 탓만 할 일이 아니다.
김남식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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