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난 출생아 비중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어제 발표한 `다문화 인구동태 통계`를 보면 지난해 다문화 출생아 수는 전년보다 줄어든 1만 8079명이다. 하지만 저출산 영향으로 전체 출생에서 다문화 출생이 차지하는 비중은 5.5%로 역대 가장 컸다. 지난해 태어난 아기 1000명 중 55명이 다문화 가정 자녀라는 얘기다. 이는 한류 열풍에 힘입어 베트남과 태국 등의 결혼이주여성이 늘어난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결과다. 지난해 다문화 혼인 건수는 2만 3777건으로 4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전체 혼인건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다문화 혼인은 증가하면서 비중도 커진 것이다.

우리나라는 더 이상 단일민족 국가가 아니다. 결혼이주가 됐든, 귀화가 됐든 다양한 방식을 통해 다인종, 다문화 사회가 되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다문화 가구 수는 33만여 가구나 되고 출생한 자녀도 61만 명이 넘는다. 매년 2만 건 이상의 국제결혼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다문화 가정 출생아는 갈수록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저출산이 국가적인 골칫거리가 되고 있는 가운데 출생아 증가는 반길 일이다. 문제는 아직도 우리사회에 결혼이주자나 다문화 자녀에 대한 그릇된 인식이 남아 있다는 점이다. 다문화 자녀의 학업 중단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편견과 차별, 무시 등이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다문화 가정 자녀에 대한 범부처 합동지원 시스템을 갖추기로 했다. 다문화 가정과 자녀들이 실질적으로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정부의 각종 지원정책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결혼이주자는 언어가 서툴고 문화에 적응하는데도 시간이 걸린다. 우리의 시각으로 볼 땐 이해가 되지 않는 일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편견이나 차별이 있어선 결코 안 될 일이다. 다문화 가정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정부지원 못지않게 우리사회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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