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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로 선율로 쓴 가을 러브레터

2019-11-04 기사
편집 2019-11-04 15:00:42
 조수연 기자
 

대전일보 > 문화 > 공연·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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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현진 리사이틀 '첼로와 떠나는 음악여행'

첨부사진1권현진 첼리스트. 사진=대전예술기획 제공


대전을 대표하는 실력파 첼리스트 권현진의 깊은 첼로 선율이 늦가을 밤을 가득 채울 예정이다.

첼리스트 권현진 리사이틀 '첼로와 떠나는 음악여행'의 6번째 공연이 오는 9일 오후 7시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서 열린다.

권 첼리스트는 이번 연주회에서 바흐, 브람스, 슈만, 보케리니, 피아졸라 등 세계 음악사에 큰 획을 그은 음악가들의 대표곡을 연주한다.

먼저 바흐의 '바흐 관현악 모음곡 3번 라장조 BWV 1068 2악장 아리아'는 피아노 반주가 곁든 바이올린 독주곡으로, 장중한 분위기로 가득 차 있고 선율이 아름다워 널리 애청되고 있다. 원곡은 1730년에 작곡됐으며, 1871년 빌헬미(1845-1900)에 의해 유명한 'G선상의 아리아'로 편곡됐는데, 바이올린의 가장 낮은 현 G선만을 이용해 연주됐다는 이유로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원곡의 라장조에서 다장조로 조를 바꾸면서, '빌헬르미'는 바이올린의 네 줄 중 G선 하나로만 연주할 수 있게 했고, 아름다운 한 여인과의 엄숙하고 경건한 사랑을 그려낸 작품이다. 이날 권 첼리스트가 연주할 곡은 첼로 연주곡으로 편곡된 것이다.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 2번 F장조, 작품99, 1악장 '알레그로 비바체'는 스위스 알프스의 웅장한 풍경을 여기에서 느낄 수 있다. 피아노와 첼로, 트레몰로의 움직임이 격렬한 음향과 긴박감 그리고 역동감을 끌어내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2악장 '아디지오 아페투오소'는 첼로의 피치카토로 시작되며 피아노의 풍요한 울림 위로 첼로가 흐르듯 아름다운 선율을 연주한다. 하이 포지션으로 연주되는 가락은 달콤하며 열기가 있고 조용한 서정을 간직한 채 이따금 정열적인 가락을 드높인다. 3악장 '알레그로 파쇼나토'는 '빠르고 열정적으로 연주하라'라는 악상기호처럼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폭풍처럼 몰아치는데, 레가토와 스타카토가 교묘하게 대비된다. 4악장 '알레그로 몰토'는 론도형식에 밝고 따뜻한 선율로 이룬다. 첼로의 힘찬 음향에 의해 밝은 선율은 확고한 모습을 돋보이며 피아노가 화려하게 그것을 돕는다.

보케리니 '첼로 소나타 6번 A장조'도 선보인다. 보케리니의 첼로 소나타 6곡은 고전파 시대의 첼로 소나타로서 매우 귀중하다. 이날 연주회에서는 6곡 중 가장 유명한 A장조를 연주할 예정이다. 1악장 아다지오는 소나타형식에 아름다운 제1테마가 연주하며 소나타 풍으로 발전하는데 뒤이어 아르페지오의 장식적인 음형이 지배적이다. 제2테마는 E장조인데 느릿하게 나타나며 주제적인 구성은 약한 편이다. 발전부에서는 제1테마에 의해 진행되며 카덴차를 지나 재현부에 이른다. 여기서는 제1테마가 생략되고 2테마가 전개된다. 2악장 알레그로는 단순한 두도막형식인데 첫 악장이 느리고 다음 악장이 빠르고 마지막 악장이 무곡 풍으로 된 18세기 프랑스풍의 소나타에 가깝다. 첼로로 연주하는 테마를 중심으로 하여 장식적인 기교가 화려하게 전개된다.

슈만의 '3개의 환상 소곡집, 작품73'은 생기 넘치는 분위기는 클라리넷으로 연주하면 투명하고 서정적으로 들리고, 첼로로 연주하면 무게감과 깊이가 느껴진다. 세 작품은 제목이 따로 없지만 저마다의 속도와 표현법을 통해 초조하고, 흥분되고, 감정적인 세상을 묘사하고 있다. '섬세하게, 감정을 담아'라는 주문이 적혀 있는 첫 번째 작품은 우아하고 개방적인 멜로디로 시작해서 반음계의 독특하고 기묘한 선율로 바뀐다. '경쾌하고 가볍게' 연주해야 하는, 두 번째는 우아한 아라베스크로 시작한다. 그러다가 마치 즐거운 게임을 하듯이 장난스러운 셋잇단음표가 나온다. 이 부분을 첼로로 연주한다면 섬세한 보잉과 빼어나고 힘들이지 않는 자연스러운 악절의 회음이 필요하다. 세 번째는'맹렬하게, 열정적으로' 연주해야 하는데, 16음으로 이루어진 폭풍우 속으로 음이 분출하는 것 같다. 그리고 어느새 전시 나팔 소리처럼 폭발한다. 단조의 중간 부분으로 갈수록 긴장은 고조되고 풍부한 화성이 연속되다가 폭발적인 오프닝 주제가 다시 나온다.

마지막으로 연주되는 피아졸라의 '그랜드 탱고'는 그가 당대 최고의 첼리스트 로스트로포비치에게 헌정한 곡이다. 로스트로포비치가 처음에 곡을 받았을 때는 서랍 속에 두었다가 우연히 독주회를 준비하기 위해서 이 곡을 한 번 연주해보고 그제야 대단함 곡임을 알고 깜짝 놀라 피아졸라를 찾아가서 탱고 리듬을 배우고 왔다는 일화가 있다. 원곡은 첼로 소나타형식이지만 곡의 내용적 깊이와 스케일은 거의 첼로 협주곡에 가깝다. 첼로의 화려한 테크닉과 깊이 있는 풍부한 소리를 만끽할 수 있으며, 곡이 가지고 있는 거친 파괴력과 침잠하는 서정성으로 인해 많은 사랑을 받는 곡이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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