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도별 특허출원 동향. 사진=특허청 제공
연도별 특허출원 동향. 사진=특허청 제공
전기자동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전력반도체 관련 특허출원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1대를 만드는데 100개 넘는 전력반도체가 쓰이는데 전기에너지를 각종 시스템이 필요로 하는 형태로 변환·공급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20일 특허청에 따르면 탄화규소(SiC), 질화갈륨(GaN) 기반의 차세대 전력반도체 관련 특허출원이 최근 들어 급증하고 있다.

출원 건수는 2015년 10건에서 이듬해 13건, 2017년 18건으로 꾸준한 증가 추세고 지난해 33건으로 크게 늘었다. 3년새 3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등 고전압 응용분야에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차세대 전력반도체에 대한 연구개발도 활기를 띠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특허청은 보고 있다.

기존 실리콘(Si) 기반의 전력반도체는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가혹한 차량운행 환경에서도 고도의 내구성·신뢰성을 보증하기에는 구조나 설계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탄화규소, 질화갈륨 기반의 전력반도체는 실리콘에 비해 고온·고압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우수한 물질 특성을 보인다. 이는 전력반도체의 전력효율 향상과 함께 소형·경량화를 가능케 하는 요소다.

다만 공정 구현이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 때문에 본격적인 상용화에 앞서 해결해야 할 기술적 과제도 많다는 분석도 나온다. 출원인 동향을 보면 2015년 40% 수준이던 내국인 출원 비중이 지난해 66.6%로 커졌다. 메모리 분야에 비해 미흡하다고 평가되는 비메모리 전력반도체 분야에서 국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해온 영향으로 풀이된다.

2017년 이전까지 연 5건 미만이던 중소·중견기업의 출원건수가 지난해 13건으로 증가한 것도 눈에 띈다. 지난 5월 정부가 발표한 `시스템반도체 비전과 전략`은 반도체 개발·설계 전문기업 즉 팹리스 창업과 성장을 지원하고 차세대 전력반도체 개발을 집중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 향후 중소·중견기업을 포함한 국내 기업의 출원이 더 증가할 것으로 특허청은 내다봤다.

이동영 특허청 전자부품심사팀장은 "각종 환경규제로 에너지 효율이 중시되고 있는 추세에서 전력반도체 분야는 팹리스 중소·중견기업에도 기회의 영역"이라며 "높은 수준의 신뢰성이 요구되는 산업 특성상 꾸준히 기술역량을 축적하고 강한 특허로 무장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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