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대전 부동산 매수심리 불쏘시개 작용할 듯

한국은행이 지난 16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1.25%로 인하했다.

이는 지난 7월 0.25%포인트를 내린데 이어 다시금 인하를 단행한 것으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통상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 유동자금은 부동산으로 흐르기 마련이다. 대출금리 하락 등 금융비용이 줄어들고 투자수익률을 높이는 효과가 있어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투자 대비 수익에 무게를 둔 `레버리지(Leverage)`를 이용해 수익형 부동산 등으로 수요가 쏠리기도 한다. 갈데 없는 자금이 상대적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부동산으로 몰리는 것이다.

그중 지역에서 부동산 경기를 견인하고 있는 대전은 금리인하로 더욱 호조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부동산전문가들은 각종 개발호재가 예고된 상황에서 금리인하가 매수심리를 자극하면서 일종의 `불쏘시개`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부동산 호조현상이 금리인하로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청약과열, 매매가격 급등 등 현상으로 인해 정부 또한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달 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 발표를 앞두고 대전은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등 대상지역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는 상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매매가격은 25주 상승을 지속하고 있고 전세 또한 16주 연속 상승을 기록했다. 전국에서 가장 오랜 시간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지역인 만큼 정부의 부동산 규제 선정 지역의 선조건을 모두 충족시킨 상황이다.

금리인하로 부동산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아졌지만, 정부의 규제정책이 변곡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유광현 KEB하나은행 충청영업추진지원부 과장은 "대전 부동산 경기는 워낙 호재가 많은 상태로 금융업계는 그동안 저평가됐던 대전 집값이 정상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전은 신규 대출건수만 봐도 하루 100여 건이 들어오는 상황"이라며 "대전은 비규제지역으로 일종의 `무풍지대`. 이런 상황에서 금리인하는 금융비용 절감을 불러와 매수심리를 더욱 자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목동 3구역, 도마·변동 8구역 분양은 물론, 내년은 상반기 갑천 1블록을 비롯해 다수 재개발·재건축 물량이 기다리고 있다"며 "부동산 호재가 예고돼 있는 상황에서 금리인하결정이 내려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전의 경우 외지투자세력으로 인해 매매가격이 크게 급등한 만큼, 금리인하로 인해 부동산으로 자금이 쏠려 애꿎은 주택실수요자들의 손실이 예상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서용원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전지부장은 "최근 1년 간 대전 분양단지 분양가 실거래가를 조회해보니 유성구의 한 공동주택은 1년 새 3억 원이 올랐다. 가격 상승현상이 서구·유성구에서 동·중구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금리인하가 부동산 투자의 방아쇠로 작용하게 돼 쏠림현상을 부추길 것이고, 외지세력이 빠져나간 상황에서 형성된 가격거품을 주택실수요자들이 모두 끌어안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달말 예정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 발표가 대전 부동산 시장의 방향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정재호 목원대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부동산 대책은 어찌 보면 `병`과 `약`을 같이 주고 쓰는 상황으로 대출은 규제하면서 금리는 낮췄기 때문. 일단 금리 인하는 부동산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건 사실"이라며 "대전은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신세계사이언스콤플렉스 등 각종 개발호재가 존재하고 주택 가격이 저평가돼 있던 상황에서 금리인하는 부동산 시장 호재로 작용해 매매가격 등은 더 올라갈 것이라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정부정책이 부동산 시장에 주효한 만큼 대전은 각종 지표에서 규제지역 적용 조건을 충족시키고 있어 부동산업계는 정부의 규제를 불러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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