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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에도 들어간 밸브…국내 업계 1위 굳건

2019-10-15기사 편집 2019-10-15 17:3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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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향토기업 상품 이용하자 ⑦ 삼진정밀

첨부사진1사진=빈운용 기자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 거대한 쇳덩이를 지구 밖으로 쏘아 올리는 일은 첨단 기술의 집약이라고 불릴 만큼 정교하고도 어려운 일이다. 대전에 이 우주발사체 성공에 기여한 업체가 있다.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거대 규모의 회사가 아닌 대전 향토 기업인 '삼진정밀'이다. 삼진정밀은 자타공인 국내 밸브 제조업계 1위 회사로, 세계로 진출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이는 '제 식구' 밀어 주기 바쁜 타 시도의 경쟁 업체 사이에서 품질 하나만 믿고 고군분투하며 이뤄낸 성과다. 삼진정밀은 소비자에게 친숙하지 않은 제조업이라는 점과 시의 저가입찰 방식 속에 타 향토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명받지 못 했다. 그러나 삼진정밀은 꾸준한 지역 인재 채용과 사회 공헌 등 향토 기업으로의 남다른 지역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는 대전 시민이 그 사랑에 답할 차례다.

◇업계 1위 향토 기업=삼진정밀 창업주 정태희(61) 대표는 1991년 어머니의 병환으로 대전에 내려오면서 밸브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대전은 밸브 제조와 관련된 협력 업체 등 인프라가 부족해 창업 초기 판로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정 대표는 판로를 넓히기 위해 낮에는 전국을 돌아다니고, 밤에는 스패너를 들고 작업장에서 일하는 등 사업에 몰두했다. 그 성실함이 차츰 소문이 나면서 조금씩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삼진정밀의 성실함은 지속적인 제품 개발과 기술혁신으로 이어진다. 이를 증명하듯, 삼진정밀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4000㎜ 대구경 밸브를 생산하는 설비를 갖추고 있다. 대구경 밸브는 수요가 많은 편은 아니다. 그러나 삼진정밀은 자체 생산이 가능해야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또 LNG가스 시장의 확대를 예상해 영하 196도에서 작동하는 초저온 밸브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는 우주발사체 나로호의 성공에 일조했다.

삼진정밀은 자회사 삼진JMC을 설립하고 국내에선 생소한 분야인 오일-가스 산업용 밸브 제조에 뛰어들기도 했다. 해외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서다. 오일-가스 밸브는 진입 장벽이 높은 분야지만 특유의 고집스런 연구개발 끝에 2500파운드 압력에도 견디는 밸브를 제조하는 기술력을 축적하는 등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삼진정밀 밸브는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환경공단 등 공공기관과 각종 플랜트에 납품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는 필리핀, 베트남 등 50여 개 국가로 뻗어나가고 있다.

◇혁신적인 제품=삼진정밀의 대표 제품은 '경사 및 높이조절 밸브실'과 '양방향 다중실링 버터플라이밸브'다. 조달청 우수제품에 지정됐다. 이는 수요 기관과 직접 수의계약이 가능하며, 국가에서 품질을 '공인'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중 '경사 및 높이조절 밸브실'은 맨홀 뚜껑 아래 설치되는 장치로 상수도와 하수도 모두 사용 된다. 맨홀 아래 지하에는 밸브가 직접 설치될 수 없는 구간이 있는데, 이 구간에 밸브실이 설치돼 제수·감압·공기 밸브 등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이 제품은 높이가 제각각인 땅 속 지형에 맞추어 설치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또 부식에 강하고 밸브실 내로 이물질이 들어오지 못 하도록 설계가 돼 있다는 강점도 있다. 또 '양방향 다중실링 버터플라이밸브'는 통상 상수도에 사용되며 배관에 연결돼 물의 흐름을 제어하는 밸브다. 물을 양방향으로 내보낼 수 있는 점에서 한 방향으로 배수가 가능한 일반 버터플라이밸브와 큰 차이가 있다. 또 양방향 배수가 가능하면서도 밸브 내부가 단순해 물의 흐름이 원활하다는 것도 강점이다. 삼진정밀의 우수한 제품은 '기술력과 품질에 대한 고집'에서 나온다. 삼진정밀은 상시 인력의 15%를 '연구 전담'으로 둘 정도로 연구개발에 매진한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삼진정밀은 연 매출 400억 원 돌파, 특허 등 지적재산권 200여건 보유 등 밸브 업계 1위 회사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유별난 지역 사랑=삼진정밀은 국내에서는 밸브 제조업계 1위 기업이자, 세계 각국에 가스-오일 밸브와 상수도 관련 인프라를 공급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이런 굴지의 모습 뒤에는 유별난 '지역 사랑'이 자리하고 있다. 대전에서 터를 잡고 성장해온 향토 기업인 까닭이다.

삼진정밀은 '지역 중소기업이 살아야 지역 경제가 살아난다'는 모토 아래 중소기업 간 교류를 주도하는 등 기업 상생협력을 이끌고 있다. 이를 위해 정 대표는 대전·충남·세종 중소기업융합연합회 회장직을 맡아 지역 협력 업체의 설비 투자를 지원하기도 한다.

지역 청년 고용 문제 해소에도 기여하고 있다. 삼진정밀의 상시 인력 160명 중 85%인 136명은 지역민으로 구성돼 있다. 나머지 15%는 서울·부산·광주 영업사무소등 타 지역 분소 직원이다. 지역 인재를 고용하기 위해 활용 가능한 부분을 최대한 끌어올린 것이다. 최근에는 서울, 부산 등지 우수한 연구 관련 인재들이 삼진정밀에 취업하기 위해 대전에 자리 잡은 일도 있다. 제품과 기술 연구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밖에 사회 진출을 앞둔 예비 대학졸업생을 대상으로 지역 중소기업 탐방과 진로설계 특강도 진행하고 있다.

지역 사회 공헌에도 소홀하지 않는다. 삼진정밀은 '삼진봉사단'을 조직해 주기적인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 대전시로부터 '자원봉사 우수기업'으로 인증 받기도 했다. 또 대덕구 공장 근처의 어려운 이웃에게 쌀과 생활용품을 기부하거나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월급의 일부를 기부하는 '끝전 모으기' 활동도 지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전 우금치 마당극과 판당고 현학 4중주 공원을 후원하고 지역아동센터의 어린이 너울가지합창단 활동을 후원했다. 삼진정밀은 지역 상생의 가치를 알고 실천하는 모범적인 '향토 기업'이다. 천재상 기자

◇ 정태희 삼진정밀 대표 인터뷰

정태희 삼진정밀 대표. 사진=빈운용 기자


"삼진정밀 밸브는 전국적으로 품질을 인정받은 제품입니다."

회사를 소개하는 정태희(61) 삼진정밀 대표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정 대표의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다. 삼진정밀 뒤에는 자타공인 '밸브 업계 1위'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기 때문이다. 전국, 전세계로 뻗어나가는 삼진정밀이기에 가능하다. 삼징정밀 제품들은 대통령·국무총리급 이상 표창만 6개를 받았다.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될 때까지, 끝까지 노력하자'는 공장 내 현수막도 삼진정밀의 제품 품질에 대한 열정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정 대표의 자신감 넘치는 모습 이면으로는 지역 사랑을 갈구하는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대전에서 터를 잡고 성장한 기업이지만, 정작 대전에서는 판로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정 대표는 조달청 우수 제품지정증서를 보여주며 "조달청 우수제품으로 인증 받으면 기관과 직접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다. 그런데 대전 기관들과 계약을 맺는 비율은 연간 한자리 수 정도로 적은 편"이라며 "대구 등 타 광역시는 기관급 공사를 진행할 때 건설업, 제조업 등 지역 기업에 가점을 주는 상황이지만, 대전은 저가 입찰방식을 선호하기 때문에 가점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아쉬워했다. 대전 토박이 기업이기 때문에 대전에서 더 성장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정 대표의 대전 사랑은 식을 줄 모른다. 기업 차원의 사회 환원이 아닌, 한 사람의 사회 구성원으로서 대전을 따뜻하게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부회장이면서 동시에 1억 원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에 가입하는 등 나눔의 가치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 개인적인 후원도 연간 1억 원 이상이다.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도 크다. 정 대표는 길거리에 배부된 클래식 관련 무가지를 보고 지면을 사는 등 예술에 대한 사랑을 에둘러 표현하기도 한다. 대전 지역에 부족한 문화·예술을 살려 우리 지역을 따뜻하게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비정기적으로 후원하는 예술 단체도 많다. 지역에 문화·예술이 있어야 사람 냄새가 나는 것 아니겠느냐"며 "지역과 상생하는 것이 기업과 기업인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삼진정밀 역시 대전 지역의 경제 성장을 이끌어 지역과 상생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천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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