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이 대전시 기획조정실장
김주이 대전시 기획조정실장
지난 5월 대전시에서는 시와 5개 구를 비롯한 공사공단 및 출자출연기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성평등 의식`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공공기관 종사자의 성 평등에 대한 인식을 짚어보고 올바른 이해를 통해 `직원 모두가 행복한 성평등한 일터`를 만들기 위함이었다.

처음 설문조사에 응하면서 13문항 중 개인적으로 관심이 갔던 항목은 두 가지로 `귀하의 성평등 의식 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 하느냐와 `현재 근무하고 있는 직장의 성평등 정도`를 묻는 질문이었다. 과연 대전시 직원들 자신이 생각하는 성평등 의식 수준은 어느 정도며 직장에서의 성평등 정도는 어디쯤 위치하고 있을까?

다행스럽게도 개인의 성평등 의식수준은 매우 높음(11.9%), 높음(31.7%) 보통(54.2%)으로 대체적으로 성평등 의식수준을 양호하게 생각하는 편이었으며 현재 근무하고 있는 직장의 전반적인 성평등 정도를 묻는 항목 역시 응답자의 64.3%가 성평등하다고 답변함으로써 만족할만한 정도는 아니어도 일정 수준 이상을 보여 다행스럽게 여겨졌다.

하지만 3명 중 2명 꼴로 직장이 성평등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남녀의 답변을 구분해서 살펴보면 그 인식정도는 큰 격차를 나타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남성은 성평등하다(71.1%), 남성이 불평등한 처우 받음(17.1%), 여성이 불평등한 처우 받음(11.8%) 순으로 답변하였고, 여성의 경우 성평등하다(52.2%), 여성이 불평등한 처우 받음(44.9%), 남성이 불평등 처우 받음(2.8%)순으로 답변함으로써, 조직 전반의 성평등에 대한 남녀 생각이 확연하게 다름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직장이 성평등하지 못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무엇이고, 성평등한 일터를 만들기 위한 중요한 항목은 무엇일까?

직장이 성평등하지 못한 이유로 남성위주의 조직문화와 관행을 첫 번째로 꼽았고, 그 다음으로 여성의 일·가정 양립이 곤란해서라고 답하였으며, 여성은 승진/평가/보상 분야에서, 남성은 업무분배, 부서배치 등에서 불평등한 처우를 받는다고 했다. 불평등 처우를 없애고 성평등한 직장환경을 만들려면 능력과 업적에 의한 승진과 근평이 제일 중요하다고 남녀 모두 같은 목소리로 답했다.

그 밖에 일가정양립 관련 제도 이용면, 성인지제도 및 교육 부문 등 여러 분야의 다양한 설문결과를 접하면서 과연 우리시에서는 어떤 부분에 어떠한 노력과 정성을 들이는 것이 성평등한 일터를 만드는 해법일까 고민해 본다.

행복 심리학 저서 `행복의 기원`에 의하면 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고 한다. 매우 공감 가는 말이다. 크게 `한 방`이 아닌,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 일터를 만들기 위해 몇 가지 노력을 기울이면 좋겠다.

먼저, 조직내 성평등에 대한 남녀 간 극명한 온도차를 감안할 때 구성원 상하간, 동료간 의사소통의 기회를 자주 마련하는 게 우선되어야 할 것 같다. 상대방의 다른 의견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가 성평등 조직을 만드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또 인사운영의 공정성 강화로 조직원의 평등한 처우를 보장하는 직무환경을 만들고, 성평등 의식이 고루 스며들 수 있도록 성인지 교육을 확대 운영하며, 그 밖에 육아휴직, 직장보육시설 등 남녀고용평등법 관련 제도를 맘 놓고 이용할 수 있도록 이용 홍보 및 적극적 사용을 권장한다면 조직이 보다 유연하고 활력 있게 운영될 것이라고 본다.

나아가 직원들 대상 `성평등한 일터 만들기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체감도가 높고 실현 가능성이 높은 우수 정책을 발굴 추진한다면 보다 빠른 시일내에 남녀 모두가 나란히 행복한 일터, 평등한 웃음이 일상이 되는 조화로운 일터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희망해 본다.

`행복한 일터`를 만드는 힘, 평등 속에 진정한 답이 있다.

김주이 대전시 기획조정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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