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예당 법인화 허태정 시장 "시기상조", 시립극단 설립은 '표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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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예술의전당 독립 법인화 등 문화예술계의 주요 숙원사업들이 추진 동력을 얻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대전예술의전당 독립 법인화는 시의 미온적인 태도에, 시립극단 설립은 연극계 내부분열에 발목을 잡혀 각각 난항을 겪고 있다.

대전예당 독립법인화는 10여 년 전부터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 됐지만, 낮은 재정자립도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 때문에 미뤄져 왔다. 이에 조성칠 대전시의원이 지난 8월 말 정책토론회를 열어 대전예당 독립 법인화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등 사업 추진 동력을 얻기 위해 적극 나섰다. 하지만 이와관련, 허태정 대전시장은 지난달 대전시의회 제245회 임시회 3차 본회의에서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조 의원은 이날 시정질문을 통해 "대전시가 끊임없이 간섭하니까 독립성과 자율성이 유지되지 않는다"며 시의 의중을 물었다. 이에 허 시장은 "예술의전당이 독립된 법인으로 갈 준비가 돼 있는지, (독립 법인화가) 예술의전당 발전을 위한 최선의 방안인지는 판단할 문제"라고 답하며 선을 그었다.

대전시 관계자는 "대전예당 독립법인화 문제는 정책토론회를 한 번 한 수준으로 첫발을 내딛는 단계"라며 "지난달 시정질문처럼 법인화는 시기상조라는 분위기다. 정책토론회와 타당성 검토, 용역 등을 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전시립극단 설립 역시 지난 8월 토론회를 여는 등 일련의 움직임은 있었지만, 별다른 성과는 내지 못했다. 토론회를 주도한 연극협회의 내홍과 지역 연극인들 간 갈등이 워낙 첨예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대전시는 지난해 9월 문화체육관광분야 일자리 창출 계획에 시립극단 창단을 포함시켜 놓고도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한 지역 연극계 인사는 "시립극단 창단 문제에 대해서 언급만 해도 `한 자리 하려고 한다`며 비난하는 분위기"라며 "연극인들 사이 의견 통합이 어렵다면 시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가르마를 타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전시는 "당초 시립극단 창단 필요성이 연극협회에서 나온 것인데, 협회 내에서도 정리된 큰 의견이 나오지 않아 나서기가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며 "찬반여론을 한데 모으고 나서 추진할 사안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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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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