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발생한 돼지열병은 모두 경기도 북부 접경지역에 몰려있다. 바이러스가 검출된 야생 멧돼지 발견지역도 마찬가지다. 돼지열병이 발생하지 않은 강원도 철원에서 세 마리가 발견된 것은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다른 감염원이 밝혀지지 않는 한 현재로선 야생 멧돼지를 유력한 매개체로 볼 수밖에 없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정부는 바이러스가 검출된 연천과 철원 일부지역을 `감염 위험지역`으로 지정하고 멧돼지 이동을 차단하는 철책을 설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사체가 발견된 반경 300km 이내에서 야생 멧돼지 총기 사냥을 허용하기로 했다. 접경지역에서의 멧돼지 예찰과 방역도 강화할 방침이다.
야생 멧돼지는 들과 산을 제멋대로 돌아다닐 수가 있다. 심지어 먹이를 찾아 주택가나 도심에도 출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면 현재의 방역활동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 야생 멧돼지들이 돼지열병을 옮기지 않도록 보다 강력하고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접경지역뿐만 아니라 국내 최대 양돈단지인 충남 등 타 지역의 전파를 차단하기 위한 방법도 찾아야 한다. 야생 멧돼지의 이동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돼지열병 종식은 사실상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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