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로고

충청 맛 대표 자부심 빵…빵지순례 오세요

2019-10-08기사 편집 2019-10-08 18:03:53

대전일보 > 기획 > 신물산장려운동

  • 페이스북
  • 구글 플러스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밴드
  • 폴라로
  • 핀터레스트

대전 향토기업 상품 이용하자 ⑥ 성심당

첨부사진1

대전에는 63년째 유통기한이 24시간인 빵을 파는 빵가게가 있다. 빵들은 하루가 지나면 주변 이웃들을 위한 나눔빵으로 다시 태어난다. 이 빵집은 창업 초기 빵을 만들 밀가루 두 포대와 장사터를 빌려준 대전에 갚을 빚이 아직도 많이 남았다며 매일 팔고 남은 빵을 지역 이웃들에게 스스럼없이 건넨다. 그것도 모자라 빵 이름에 대전의 명소와 지명을 담아내는 등 홍보대사 역할까지 자처한다. 단순한 '빵집'을 넘어 지역의 랜드마크로 성장한 지금도 자신의 터전이자 이웃인 대전과 함께하는 미래를 꿈꾸는 곳. 성심당이다.

◇모두를 위한 제빵=성심당 창업주 고(故) 임길순 씨는 1956년 대전 고아들의 아버지로 불리던 오기선 신부에게 밀가루 두 포대를 받아 대전역 앞에서 찐빵집을 열었다. 전쟁 피란민들이 뒤섞인 곳에서 고작 천막 하나만을 쳐놓고 찐빵을 팔 정도로 열악했지만 임 전 대표는 배고픈 이웃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 이때부터 성심당이 파는 빵의 유통기한은 단 하루였다. 영업 마감 시간까지 팔리지 않고 남은 빵들은 전쟁 직후 굶주렸던 대전시민들의 배를 채워주는 나눔빵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이윤을 조금이라도 더 남기기 위해 남은 빵들을 떨이로 팔거나 재고를 다음날로 넘겨 파는 다른 빵집들과는 달랐다.

어려운 시절 매일 팔고 남은 찐빵을 배고픈 대전 시민들에게 기부했던 나눔은 고 임 전 대표의 아들 임영진 대표가 경영을 맡고 있는 지금까지도 이어져 온다. 임 대표와 직원들은 '모든 이가 다 좋게 여기는 일을 하도록 하십시오'라는 사훈 아래 매일 팔고 남은 빵을 다음날 아침 배고픈 이들에게 전달하며 매달 5000만 원에 달하는 빵 나눔을 행하고 있다. 지역장애인 복지관 및 노인대학 등 정기적으로 40여 곳, 비정기적으로는 100여 곳에 매일 빵을 제공하고 있다. 해마다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는 장학금을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있으며, 연매출의 2-3%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역 주민센터 등에 선뜻 내놓는다. 성심당은 지난 한 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얻어낸 값진 수익의 일부인 13억 원을 나눔빵과 장학금 후원 등에 사용했다.

◇대전·충청의 빵=지역공동체의 일원이 되고자 한 성심당의 사명감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었던 시기에도 한결같았다. 1990년대 대전 신도심 개발과 이에 따른 원도심 공동화, 우후죽순 솟아나는 프랜차이즈 빵집, 2005년 빵 공장 전소 등 악재가 겹쳐 성심당에도 암흑기가 찾아왔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성심당은 주변과 상생·공생하는 기업의 정체성을 가슴 속에 되새겼다. 기업 생사의 갈림길에서 성심당은 '혼자 살아남는 법'이 아닌 '함께 살아남는 법'을 다시금 깨친 것이다.

성심당은 지역농산물을 활용한 로컬푸드 개발에 힘을 쏟으며 지역 상생의 길을 걸었다. 가능한 한 정직하고 건강한 충청권 농산물을 식자재로 쓰며 지역 내 경제 주체들과 경제공동체 만들기에 앞장섰다. 딸기나 부추, 밤처럼 대량으로 사용하는 농산물 재료는 충남 옥천, 공주 등 지역 농가와 손을 맞잡고 공수했다. 계절에 따라 충청권 농가에서 얻기 어렵거나 부족한 재료들은 지역의 도매시장을 통해 확보했다. 대전과 충청의 땅을 일궈 키워낸 재료를 고집하며 지역의 맛과 향을 담아낸 제품을 만들었다. 이웃 농가, 시장과 상생하는 성심당은 지역의 경기를 부양하는 동시에 전국적으로 대전과 충청의 손으로 빚은 제품을 내다 팔며 경제활성화에도 한 몫 했다.

◇성심당의 자랑 튀김소보로=성심당이 단지 지역과의 나눔, 상생을 통해 지역 대표 빵집이 된 것은 아니다. 지금의 성심당이 있기 까지 1980년 임 대표가 성심당 공장과 함께 개발한 튀김소보로(튀소)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속에 팥이 들어찬 소보로 빵을 튀겨 바삭함까지 더한 '튀소'는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며 각지의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대전으로 돌렸다. 성심당은 매년 판매된 튀소 양을 누적집계해 튀소기네스를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해까지 팔린 튀소의 개수는 6300만여 개에 이른다. 특히 대전 방문의 해를 맞아 성심당의 주력 상품인 튀김소보로 패키지 포장 박스에 '대전 빵문의 해' 홍보 디자인을 입혀 향토기업으로서 홍보대사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대전 홍보대사=성심당은 '보문산 메아리', '대전부르스떡', '한밭의 노래' 등 자신이 뿌리내린 대전 고유의 명소와 지명을 활용한 빵을 통해 고객들과 만난다. 대전시민들에게는 지역에 대한 애정을 불러일으키고, 타지에서 온 고객들에게는 대전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

은행동 본점에 자리잡고 시들어가는 대전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자극제 역할도 맡았다. 특히 2016년 열린 창업 60주년 기념 전시회에서는 '대전과 밀가루, 노동'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바탕으로 기업의 정체성이 대전에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성심당은 사업 확장을 위한 기회 앞에서도 대전의 향토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을 계속해왔다.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난 뒤 서울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에서 본점에 입점 해달라는 제안이 있었지만 정중히 사양했다. 대전에서 나고 자란 성심당의 정신과 철학을 이어가기 위해서였다. 그동안 롯데백화점대전점, 대전역점, 대전컨벤션센터점 등 3개의 분점을 내면서도 자신의 고향인 대전을 벗어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애향심 넘치는 성심당의 행보는 그 자신이 대전의 홍보대사임을 스스로 증명하게 했다. 외지인들에게 '대전하면 성심당'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지역으로 불러들여 경제 파급 효과도 낳고 있다.

지난 63년의 세월동안 해왔던 것처럼 성심당은 대전과 함께하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성심당은 대전에 빵을 테마로 한 테마파크 건립을 구상하고 있다.

임 대표는 "타 지자체에서도 성심당 분점, 빵 테마파크를 유치하기 위한 러브콜이 다수 있었지만 성심당은 대전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빵 테마파크'라는 꿈을 실현해 관광객을 불러들이고 지역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는 등 대전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전이 빵 박물관·체험관·빵집·음식점 등이 어우러진 3만 3000 ㎡ 규모의 '성심당 빵 테마파크'를 바탕으로 진정한 관광도시로 거듭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 임영진 성심당 대표 인터뷰

-代 잇는 '나눔철학' 이웃사랑도 모락모락 퍼지길

"대전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임영진 성심당 대표는 대전 향토기업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임 대표는 향토기업으로서 사랑을 받겠다는 생각보다 지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우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역에 연고를 둔 업체이기 때문에 제품을 팔아줘야 한다는 생각은 억지"라며 "단순히 고객들의 애향심을 자극하는 것에서 벗어나 고객들에게 '가치'를 전달해줄 수 있어야 사랑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성심당이 대전의 일등 빵집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비결은 '나눔'이라고 말했다. 임 대표의 부친인 고(故) 임길순 전 대표는 '우리가 부족해도 남을 먼저 돕는다'는 나눔정신을 임영진 현 대표에게 그대로 전달했다. 어린 마음에 가족보다 어려운 이웃들을 챙기는 아버지를 원망하기도 했다던 임 대표는 "아버지의 가르침에 따라 오랜 기간 대전 시민들에게 나눠준 빵이 성심당에 대한 인정과 사랑으로 되돌아온 것 같다"고 표현했다.

임 대표는 대대로 이어온 '나눔' 철학을 직원 수 500여 명 규모의 기업 내에도 적용해 '가족기업'을 꾸려가고 있었다. 그는 기업 안에서 직원들끼리 서로 사랑하지 않는다면 고객들에게도 사랑이 담긴 빵을 전달할 수 없다고 힘줘 말했다. '모든 이가 다 좋게 여기는 일을 하도록 하십시오'라는 사훈 실천은 내부 직원들로부터 시작된다. 성심당은 인사고과의 40%를 '서로 사랑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임 대표는 "직원끼리 서로 아플 때 보살펴주고 맛있는 음식을 나눠먹으며 존중과 이해의 마음을 키워나간다"며 "기업 내에서부터 자라난 사랑의 정신이 고객사랑으로 이어져 결국엔 대전 전체로 퍼져나가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성심당은 이처럼 '사랑을 받기 위해선 먼저 나눔이 필요하다'는 이해 아래 고객감동을 실천하는 동시에 대전을 널리 알리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임 대표는 "성심당은 향토기업으로서 대전에 기여할 책임을 당연하게 생각한다"며 "'대전의 빵집' 성심당을 찾아주시는 고객들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지역 대표 특산품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주재현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첨부사진2

주재현기자의 다른기사보기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