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선 복선전철과 신안산선의 직결 문제 대응을 위한 충남도 차원의 정책 자문단이 어제 발족과 함께 첫 회의를 열었다고 한다. 전문가 집단이 활발하게 움직인다면 서해선 직결 이슈를 정부 차원의 정책 의제로 확장시키는 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갖게 한다. 앞으로 서해선 직결 논리를 한층 정교하게 다듬어나가는 한편, 종국엔 정부 당국도 승복하지 않을 수 없도록 압박하는 전위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으면 한다.

서해선 철도가 신안산선과 직결되지 못하면 철도운용 효율성 및 승격 편의성이 반감되는 것은 불문가지다. 만에 하나 직결이 아닌 환승으로 굳어질 경우 충남 홍성역을 출발한 고속전철이 경기 송산까지만 시속 250km대로 달릴 수 있다. 그 다음 소사-원시 구간은 신안산선과 공용철도 개념이고, 게다가 초지역에서 환승하는 상황을 가정하면 지난 2015년 서해선 착공식 때 밝힌 서울 여의도 57분대 주파는 공수표가 돼버린다. 이는 엄연한 약속 위반이고 정부 당국 스스로 신뢰를 땅에 떨어뜨리는 것과 같다. 충남도 정책자문단은 어제 회의에서 국토부 2010년 기본계획 고시문, 2015년 서해선 착공식 보도자료, 2016년 한국철도시설공단 연구 자료 등을 근거로 당초 서해선과 신안산선을 직결로 추진키로 했음을 확인해 주었다. 이런 정황 증거에도 불구하고, 서해선과 신안산선을 연결 운행하지 않는다는 것은 언어도단이자, 아울러 지역민들 자존감에 생채기를 내는 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서해선 직결 방안이 모색되지 않은 가운데 지난 9일 신안산선 착공식이 열렸고 2024년 개통이 목표라고 한다. 이렇게 신안산선이 따로 놀면 두 철도가 노선을 공유할 수 없는 설계공학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서해선 고속전철이 신안산선 전동차 전용철도로 진입이 불가능해 지기 때문이다. 당장은 이 부분에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 우물쭈물하면 닭 쫓다가 지붕 쳐다보는 낭패에 빠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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