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둔산점, 지난달 16일부터 무료 이용시간 30분 넘기면 10분당 1000원 요금 부과

9일 이마트 둔산점의 한 엘레베이터 내부에 주차장 요금 안내표가 붙여져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9일 이마트 둔산점의 한 엘레베이터 내부에 주차장 요금 안내표가 붙여져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최근 대전의 한 이마트에서 장을 본 신 모(60)씨는 주차장을 빠져 나오다 화들짝 놀랐다. 기존 주차 요금을 받지 않았던 매장에서 주차 요금을 부과한 것이다. 주차료 할인을 위해 구매 영수증을 내보였지만, 구매금액에 따라 주차요금이 정산되는 탓에 2000원을 낼 수 밖에 없었다.

신씨는 "이마트에서 한 달에 한 번꼴로 장을 보는데 기존에 안받던 주차요금을 대뜸 내라 하니 황당했다"며 "구매를 하고도 주차요금을 내야 한다니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대전지역 이마트 매장에서 갑작스럽게 주차장을 유료로 운영하면서 이용고객들의 불편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마트는 장기주차를 하는 얌체족을 막기 위해 주차요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지만, 추석을 앞두고 고객들의 불만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9일 신세계 이마트에 따르면 대전지역 이마트 매장 중 기존부터 유료로 주차장을 운영 중인 터미널점을 제외한 둔산점과 트레이더스에서 지난달 중순부터 모든 주차장을 유료로 운영키로 했다. 둔산점은 지난달 16일부터, 이마트트레이더스는 지난 1일부터다.

주차료는 이용시간 30분까지 무료이며, 10분당 1000원씩 부과된다. 구매금액별로 할인금액 또한 다르다. 1만 원 이상 물품을 구매할 시 1시간, 3만 원 이상은 2시간, 5만 원 이상은 3시간, 10만 원 이상은 총 4시간 무료 주차 이용이 가능하다. 일정 시간을 주차하더라도 그에 따른 구매금액이 상응하지 않으면 주차료가 부과되는 구조다.

갑작스런 주차료 부과에 이용고객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그동안 주차료를 내지 않았던데다 타 대형마트는 구매영수증만 있다면 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금 시스템 이용방법 안내도 미흡한 상황이다. 무인기기를 설치한 탓에 고령층 등 고객들은 이용방법을 몰라 주차장 출구에서 일정 시간을 보내야 하는 불편함도 작용했다.

이날 둔산점에서 출구에서 만난 이 모(63)씨는 "무인 기기로 영수증을 활용해 주차 요금을 할인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는지 몰라 답답하다"며 "바쁜데 다른 곳을 방문할 걸 그랬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주차료 부과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주차가 무료인 점을 이용해 장시간 주차를 하는 이들로 인해 정작 마트를 이용하려는 고객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전국 총 142개 지점 중 35% 지점에서 주차요금을 받고 있으며, 앞으로 유료운영을 점차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마트 둔산점 관계자는 "마트 개장 시각인 오전 10시 전부터 인근 상가 직원들이 주차 공간을 점유해 장기주차를 하는 경우가 잦다"며 "매장을 실제 이용하는 고객 편의를 위해 유료화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장 내에서 요금체계를 안내하고 있다. 무인기기인 탓에 앞으로 고객들이 충분히 숙지할 수 있도록 안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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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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