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촌이기영'고향'길 조성, 민촌이기영기념사업회 창립 본격화
지난 7일 오후 천안시 향교1길 천안살림교회 앞에서는 민촌이기영`고향`길 제6호 안내표지판 제막식이 열렸다. 이번 안내표지판은 지난해 9월 16일 천안시 안서동 중암마을 표지석 앞에 세운 민촌이기영`고향`길 제1호 안내표지판에 이은 두번째다. 두번째 안내표지판에는 "태조봉 골짜기에서 나오는 물은 `향교말`을 안고 돌다가 동구 앞 버들숲 사이를 뚫고 흐르는데"라는 이기영의 단편소설 `민촌`의 한대목도 새겨졌다. 소설 `민촌`은 이기영의 첫 농민문학 소설이자 선생의 호이다.
제막식에 앞서 천안살림교회에서는 민촌 이기영선생 35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추모제는 천안역사문화연구회와 충남작가회의 등 11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민촌이기영`고향`문화제 조직위원회가 주최했다.
조직위 상임위원장인 이용길 천안역사문화연구회장은 "민촌 선생은 이 곳 향교말에서 등단한 이래 서울을 거쳐 평양까지 긴 민촌문학의 고독하고도 치열한 여정을 시작했다"며 "민촌의 생애와 문학을 복원하고 기념하는 일은 통일시대의 시대정신을 구현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민촌이기영`고향`길을 걷고 민촌문학비를 세우고 민촌문학관을 건립하며 민촌이기영문학상을 제정, 민촌이기영전집도 출판하기 위해 민촌 이기영 기념사업회 창립을 제안했다.
추모제에 참석한 조성우 615공동실천남측위원회 상임대표는 "남북이 공동으로 민촌 전집을 만들자고 제안을 해 놓은 상태"라며 "천안에서 시작한 민촌문학의 향기가 전국으로 퍼져나가 분단의 장벽을 넘어 북녘땅까지 펼쳐나가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민촌 계승사업이 활기를 띄며 민촌 이기영 평전도 새로 출간됐다. 민촌의 차손인 이성렬씨는 2006년 민촌 이기영 평전을 첫 출판한 데 이어 지난 7일 개정 증보판을 펴냈다. 개정 증보판은 민촌이 풋사랑의 깊은 상처를 안고 그것을 숨김 채 일생을 살았음도 새롭게 밝혔다.
한편 민촌 이기영은 1895년 아산 회룡리에서 태어나 서너살 무렵 천안 안서동 중암마을로 이사 왔다. 1924년 `개벽`으로 등단했으며 1933년 7월 천안으로 내려와 성불사에서 40일간 `고향` 초고를 완성했다. 한국전쟁 뒤 북한에서 소설 `두만강`으로 인민상을 수상했다. 1984년 사망했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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