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너소사이어티 이정원 (주)구공 대표

아너 소사이어티 이정원 (주)구공 대표가 평소 나눔철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윤평호 기자
아너 소사이어티 이정원 (주)구공 대표가 평소 나눔철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윤평호 기자
70여 년 된 낡은 양조장 건물을 보수해 이색 공간으로 재탄생한 `광덕양조장` 카페, 예전 축사를 분위기 근사한 카페로 탈바꿈한 성환 `매주리 커피`, 공장을 개조해 독특한 내·외관이 눈길을 끄는 삼룡동의 카페 `제3보급창고`. 카페 애호가들 사이에서 인증 장소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 셋 카페의 두 가지 공통점은? 모두 천안에 소재하고 운영사가 (주)구공이다. 공간 리모델링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데 탄탄한 실력을 발휘하고 있는 (주)구공의 이정원(30·사진) 대표는 사업영역 뿐 아니라 기부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젊은 리더이다.

지난해 1월 12일 구본영 천안시장실에는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다. 20대로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에 가입한 이정원 대표이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1억 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이다. 이 대표의 가입 당시 전국 1775명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 중 이 대표와 같은 20대 기부자는 1.7%(31명)에 불과했다.

이 대표는 "30대가 되기 전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이 오랜 목표였다"고 말했다. 그는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 전부터 기부를 꾸준히 실천했다. 20세 때 휴대폰가게에서 아르바이트 하며 TV로 유니세프 광고를 접하고 저개발국 아이들을 돕기 위해 한달 3만 원의 정기 후원 시작이 첫 기부였다. 유니세프 후원은 10년 넘게 계속하고 있다. 그동안 기부처는 천안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하며 알게 된 장애인복지시설과 아동복지시설로도 확대됐다.

지난해 초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 이후 이 대표에게는 새로운 목표가 하나 더 생겼다. 아너 소사이어티 기부금 1억 원을 애초 5년 내 분납하는 것으로 약정했지만 3년 안에 이루겠다 결심했다. 결심을 실행에 옮기자 속도가 붙어 3년이 아닌 올해 연말이면 1억 원 기부를 완납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주변의 칭찬과 격려도 자극 됐지만 돈을 벌어 사회에 보탬되고 누군가에게 도움 될 수 있다는 점에 내 안에서 스파크가 튀고 동기 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한번 마친 뒤 손을 떼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며 1억 원 기부를 끝낸 뒤에도 아너 소사이어티 기부를 이어갈 작정이다.

이 대표는 아너 소사이어티 약정금 납입 동안에도 다른 기부활동을 활발히 펼쳤다. 지난 7월 관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곽현신 동남구청장에게 기부금 500만 원을 전달했다. 기부금은 충남소비자 공익네트워크에 전달돼 자녀가 없거나 가족관계가 단절돼 혼자 사는 어르신들의 생신축하 사업을 추진하는데 쓰인다. 지난 3월에는 나눔을 통해 후배들이 꿈을 키우는데 용기와 희망 품도록 모교인 천안중학교에 장학금 1000만 원을 지원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9월에는 모교인 천안제일고에 장학금 1000만 원을 쾌척했다.

이 대표는 기부에 관한 철학도 확고하다. 선행을 남모르게 하는 것은 옛말이며 기부처럼 좋은 일은 알려서 더 많은 이들과 같이 해야 한다는 것이 소신이다. 그래서 기부할동은 빼놓지 않고 SNS 등에 올리며 사람들과 공유한다. 효과를 발휘하기도 했다. 3, 4년 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릴레이 후원에 참여하며 SNS를 통해 적극 홍보했다. SNS를 보고 동참을 문의한 이들도 생겼다. 그렇게 50명 가까이 모아져 매달 1000여만 원 넘는 돈을 정기 후원하게 됐다.

천안에 카페와 휴대폰가게, 음식점, 헬스장 등 70여 개 구공 사업장이 산재한 가운데 이 대표는 사업영역에도 기부와 나눔을 일찍부터 접목했다. 2016년 구공의 몇 몇 카페들은 경찰과 소방관에게 아메리카노를 무료로 드리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군인도 대상이다. 내년부터는 구공의 모든 카페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사회를 위해 고생하시는 분들에게 감사를 표한다는 마음에서 시작했다"며 "고객 중에서는 이왕이면 착한 일을 하는 가게를 이용하겠다며 일부러 구공 카페를 찾는 분들도 계시다"고 말했다.

신규 매장 개설에도 기부를 결합했다. 오는 9월 천안시 동남구 용곡동에 문 여는 카페 `눈들재`는 개점 후 한달치 매출 전액을 천안지역 아동복지시설에 기부키로 했다.

이정원 대표는 "기부를 해서 사업이 힘들거나 성장에 장애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기부 약속을 지키기 위해 또 약속을 지키는 뿌듯함에 사업도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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