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브랜드, 국산재료 쓰지만 불매운동 확산에 반일감정으로 번져…일식당 업주 '울상'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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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보복으로 촉발된 일본불매운동의 `불똥`이 애꿎은 소상공인에게 튀고 있다. 상호명에 일본을 상징하는 단어를 차용하거나 일본음식을 판매하는 식당의 경우 한국인 업주, 국산 재료를 사용하고 있지만 매출하락을 겪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선의의 피해를 막기 위해 무조건적인 반일감정은 자제하고 현명한 소비습관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5일 한국외식업중앙회 대전시부, 지역 요식업계 등에 따르면 일본불매운동 움직임이 일던 1개월 전부터 일본음식을 판매하는 일부 식당은 매출에 반토막이 났다. 둔산동의 한 라멘전문점은 주말과 평일을 불문하고 점심시간이면 손님들로 북적였지만, 최근 들어서 손님이 절반 이하로 줄어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월평동의 한 일본가정식 전문 식당은 오해를 풀고자 출입문에 일본산재료를 사용하지 않고, 당분간 일본 주류·음료를 판매하지 않는다는 공지문을 내걸기도 했다.

양충환 한국외식업중앙회 대전시지회 교육부장은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안 그래도 요식업계가 힘든 상황인데, 일본불매운동이 반일감정으로 이어지면서 일본음식점 매출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일본식 음식을 판매하고 있을 뿐, 한국인 업주·직원, 국산재료를 쓰지만 손님들의 발길이 점차 끊기고 있다. 자영업자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단체는 반일에 따른 무조건적인 불매행위로 국내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확산돼선 안된다고 조언했다. 또한 이번 일본 경제보복을 소비자들 또한 현명한 소비습관을 기를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경자 (사)대전소비자시민모임 대표는 "일본불매운동은 국내 소상공인을 보호하는 방향에서 이뤄져야 한다. 전국민적 차원에서 대응은 하되 애꿎은 불똥이 튀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라며 "개개인의 차이가 있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그동안 일본산 제품에 의존해왔던 게 사실. 이번에 스스로 소비패턴을 되돌아보고 자성하는 시간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집단지성이 실현될 수 있도록 올바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매체도 구축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진명 충남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는 직관적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습관이 있는데, 현재는 일본을 배척하겠다는 태도가 소비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는 불매운동의 초기현상으로 앞으로의 불매운동은 보다 정밀하게 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보를 득해야 구매행동에 반영되는 만큼, 소비자들의 구매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매체들이 전문적인 정보와 의견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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