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중앙고·일본 히로시마대 부속고 10년째 과학 공동수업

[천안]위안부 등 역사문제로 촉발된 일본의 경제보복, 이에 맞선 우리나라 시민들의 자발적인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등 한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와중에도 수년간 쌓아 온 한·일 고교생들의 우정은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산업의 근간인 소재·부품산업의 한일 기술격차가 대두된 가운데 양국의 과학 꿈나무들은 과학분야 공동수업으로 상호 발전의 토대를 닦고 있다.

23일 천안중앙고(교장 박대규)에 따르면 일본 히로시마대학교 부속 고등학교(이하 히로시마대 부속고) 학생 43명과 교사 3명이 25일과 26일 이틀간 천안중앙고를 방문한다. 방문기간 히로시마대 부속고 학생들은 천안중앙고 학생들과 물리 및 화학 공동수업, 공동주제의 연구 및 교육활동 발표 및 토론 등을 갖는다. 방문단의 일본 고교생들은 천안중앙고 학생들 집에서 홈스테이 하며 한국문화도 체험한다.

히로시마대 부속고와 천안중앙고의 한일 공동수업은 이번이 처음 아니다. 2010년 8월부터 시작해 매년 양국을 오가며 1월 히로시마대 부속고, 8월 천안중앙고에서 공동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히로시마대 부속고 학생들 방문이 제19차이다.

두 학교의 한일 공동수업은 공주재 영재교육원 이희복 원장의 제안에서 출발했다. 두 학교는 공통점도 있다. 100년 역사의 히로시마대 부속고는 일본의 명문 과학중점학교이며 천안중앙고도 과학중점학교로 지정됐다. 한일 공동수업은 양국 과학 꿈나무들의 역량강화와 글로벌 마인드 향상을 촉진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환경`이라는 대주제 아래 해마다 연초 공동주제를 정해 연구 및 교육활동을 전개한다. 8월 천안중앙고 공동수업에서 상반기 진척 결과를 확인하고 의견 나눈 뒤 1월 히로시마대 부속고 공동수업에서 최종 발표와 함께 공유한다.

한일 공동수업은 10년째 계속되는 동안 몇 차례 단절의 고비도 있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2015년 한국의 메르스 사태 당시 방문 불안감이 일부 제기됐지만 상호 신뢰로 극복했다. 올해까지 한일 공동수업에 참여한 양국 청소년들은 1400여 명. 한일 공동수업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일본 공대에 진학한 천안중앙고 학생들도 여러 명이다.

한일 공동수업을 담당하는 천안중앙고 유성재 과학정보부장은 "정치는 정치, 교육은 교육이라는 상호 인식 속에 한일 공동수업은 흔들림 없이 지속하고 있다"며 "한일 공동수업이 양국의 과학 청소년들이 같은 꿈을 꾸는데 일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19차 한일공동수업의 오프닝 세레모니는 오전 9시 천안중앙고 다목적실에서 열린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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