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게, 쉽게, 구체적으로' 나만의 스토리 담아야

"자기소개서는 학생부에 기반해야 합니다. 아주 우수한 활동을 했더라도 학생부기록에 없으면 신뢰도가 매우 떨어집니다."

강세웅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소속 임실고 교사는 지난 12일 열린 2020학년도 전국대학박람회 및 입시진학설명회에서 `학생부종합전형 대비를 위한 자기소개서 작성 방안 안내`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하기 앞서 이같이 말했다. 강 교사는 한 대학 입학사정관의 말을 인용하며 "자기소개서가 합격 당락을 결정짓지 않는다"며 "학생부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자소서는 단지 학생부를 보조하는 역할"이라고 학생부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 `경험의 구체화`도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 교사는 "자소서 속 자신의 경험을 구체화 시켜야 한다"면서 "일반적으로 두루뭉술하게 서술하면 입학사정관이 읽을 때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당부했다.

먼저 자소서는 학생기록부에 적힌 객관적 사실 가운데 학생이 강조하고 싶은 내용을 풀어서 써야 한다. 간혹 수험생들이 자소서 모범사례를 너무 많이 접한 뒤 자신도 모르는 사이 표절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본인 생각대로 먼저 작성하고 나서 추후에 잘된 사례를 참고하는 것이 좋다. 강 교사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써보라`고 표현했다. 그는 "자소서는 지원자 자신의 생각을 듣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그을 못 쓰더라도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며 "중요한 것은 형식보단 내용이기 때문에 경험을 솔직하게 작성하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강 교사는 자소서 작성법을 공개하며 자소서 작성의 원칙으로 `짧고`, `알기 쉽고`, `구체적으로` 세 가지를 내세웠다. 그는 "`위대한`, `멋진` 등 지나친 과장과 `4차 산업혁명`, `어렸을 적`과 같은 진부한 표현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하며 "`좌우지간`, `어차피`, `하여튼` 등 글의 논리 자체를 무너뜨리는 표현을 삼가야 한다"고 예비 지원자들에게 주의를 줬다. 강 교사는 또 자소서 3대 원칙을 지키기 위한 방법으로 `두괄식 문단`을 소개했다. 지원자들이 문단 구성을 두괄식으로 작성할 경우 입학사정관들의 시선을 끌 수 있기 때문이다. 두괄식 문단을 지키며 동기(계기)·과정·장애·극복(역량 발휘)·결과·느낀점 또는 동기(계기)·과정·느낀점·타 활동과 연계·결과·느낀점 순으로의 작성이 자소서 작성의 가장 효과적인 전략인 것이다.

그는 자소서 문항별 작성법에 대한 전략도 공개했다. 자소서 1번 문항인 `학업 역량`은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 경험을 적는 것으로 대부분의 학생들이 `공부법`을 적어낸다. 반면 그는 "멘토링·인터넷 강의 수강·스케쥴러 활용 등 공부법을 적는 것은 의미 없다"며 "구체적인 학습 경험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분량이 1000자로 짧으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2번 문항인 `전공적합성`은 1500자 분량으로, 세 가지 이내의 교내 활동을 기입해야 한다. 500자 분량으로 세가지 활동을 쓸 수도 있으나 2가지 활동을 750자 분량으로 나눠 적거나 중점적인 활동 한 가지를 1000자 내외로 적고 나머지는 부수적인 활동을 쓰는 추세다. 1500자 전부를 한 가지 활동으로 채워도 무방하지만 다만 구체적이고 열정이 드러나게 써야 한다. 강 교사는 "많은 학생들이 동아리 활동을 쓰는데, 유의할 점은 학생 본인의 이야기를 써야한다는 것이다. 동아리를 소개하거나 자랑하는 내용으로 쓰면 안 된다"고 짚었다. 강교사는 3번 문항인 `인성`을 작성할 때 차별화를 두기 위해 `사회성`을 두드러지게 작성해야 한다고 설명을 이어갔다. 3번 문항인 `인성`은 입학사정관들이 말하는 `가장 변별력 없는 항목`이다. 그만큼 학생들이 비슷하게 써낸다. 강 교사는 "배려와 공감으로 이 사회를 살아가는 모습에서 출발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며 "구체적인 증거가 있으면 차별화가 가능해진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소서는 학생부의 보조 자료일뿐이며 어렵게 생각하지 말라고 거듭 말했다. 강 교사는 "내가 생각했고, 느낀 나만의 가치관을 사례 중심으로 담담하게 쓰면 입학사정관들의 눈에 들 것"이라며 "다 쓰고 난 다음에는 두 명 정도에게 첨삭 받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주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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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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