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년 맞은 대전문화재단 기부금 저조 "인력 부족하다"

대전문화재단이 10주년을 맞은 가운데, 지역 문화예술계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자구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 의존도를 줄이고 메세나 사업 등을 추진하는 등 독립적 운영을 위한 재원 마련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3일 대전문화재단에 따르면 올해 총사업비 217억 5500만 원 중 72%인 157억 2580만 원이 시 수탁금이다. 시 수탁사업금과 인건비, 시설운영비 등을 제외하면 자체 기획공연에 활용할 수 있는 예산은 턱없이 부족하다. 연도별 지정·일반 기부금은 2015년 5300만 원, 2016년 5350만 원, 2017년 2150만 원, 2018년 2250만 원이다. 매년 목표액을 정해놓지 않고 추진하다 보니, 후원금이 들쑥날쑥하고 참여율도 저조하다.

지역 문화예술계 관계자는 "대전문화재단 설립 10주년이 지났고 신임대표도 부임했으니 시 의존도를 줄이고 자생력을 가져가야 할 때"라며 "기업 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소액이라도 후원하는 경험은 재원마련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삶의 전반에서 예술을 누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타 시도 문화예술기관은 재원 다각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세종문화재단은 2017년부터 메세나 사업을 통해 기업과 시민의 유대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는 11개 기업에 2억 5000만 원의 후원금을 받아 다양한 메세나 연계 기획공연을 진행했다. 올해는 1억 원 규모의 문화예술 일자리 지원 펀드 인 `여민락 공익펀드`를 조성했으며, 한국메세나협회와 협력해 세종시메세나협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문화재단은 지난달부터 최소 3000원에서 최대 200만 원까지 문화예술 소액기부 사업을 신규 진행한다. 카카오페이 등 간편 결제로도 가능해 누구나 손쉽게 후원할 수 있으며 , 공연 홍보물에 후원자 이름을 기재해주고, 공연 관련 굿즈와 세액공제 혜택을 준다.

대전문화재단 관계자는 "매년 후원금 목표치를 정해놓고 있지는 않고 문의하는 기업이나 개인의 후원금을 받고 있다"며 "경기가 어려워 기부를 하고자 하는 곳이 점점 줄어드는 것으로 보인다"말했다.

대전 이응노미술관 관계자는 "홈페이지를 통해 후원금 안내를 하고 있지만 설립 초창기 한 두건을 제외한 참여는 없다"이라며 "기부금 등 자체재원 규모를 확대하고 싶지만 인력이 부족해 메세나 사업을 추진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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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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