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로고

[문화산책] 흰코끼리를 키울까 말까

2019-06-25기사 편집 2019-06-25 08:35:34     

대전일보 > 오피니언 > 사외칼럼

  • 페이스북
  • 구글 플러스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밴드
  • 핀터레스트
  • 기사URL 복사

첨부사진1최상규 배재대학교 관광축제리조트경영학과 겸임교수
세계적인 도시브랜드 학자 Andrew Smith는 메가이벤트의 부정적 기능 또는 패러독스를 '흰코끼리들'(white elephants)에 비유하여 설명한다. 메가이벤트를 유지하는데 고비용이 들면서 충분히 이용되지 않는 시설들을 '흰코끼리들'로 표현한 것이다. 고대 태국의 왕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 신하에게 흰코끼리를 선물했다고 한다. 신하는 왕에게 선물 받은 흰코끼리를 일도 시킬 수 없고, 먹이를 안줄 수도 없어 엄청난 사료비만 축내고 결국 신하는 파산하게 된다. 이것은 자원을 계속적으로 고갈시키는 고비용의 비싸고 불필요한 이벤트 개최지 프로젝트에 대한 아주 적절한 비유다.

메가이벤트의 새로운 개최지는 어느 정도 흥미와 수요를 발생시키기도 하지만, 시설에 대한 수요가 부족하다는 것이 명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메가이벤트를 유치해서 무리한 시설물들을 건설하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Andrew Smith(2012)는 메가이벤트에서 계속해서 흰코끼리를 유치하는 이유를 코끼리 네 개의 다리를 그림으로 그려 네 가지로 제시한다. 첫째, 주최도시로 선정되기 위해 비용편익분석 없이 과도하게 유치경쟁을 한다(bidding to win). 둘째, 정치적 엘리트들이 정치적인 이유로 과도한 '과시하기' 욕구로 인한다(showing off). 셋째, 이벤트 조직위와 같은 외부적 압력에 의해 흰 코끼리들이 독려되기도 한다. 시설물들의 규모와 위치 등에 대한 계약내역들이 지역민들의 수요보다 조직위의 요구에 의해 디자인되는 것이다(external pressure). 넷째, 공급 주도적 발전전략 즉, '우선 만들면 수요가 따라올 것이다'라는 생각이다. 현재 수요시장이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권력자들이 투기적인 전문 이벤트 개최장소를 개발하는 것이다(supply-led development).

국가 전체의 차원에서는 여수세계박람회, 평창동계올림픽이 이미 끝났고, 규모면에서 동등하게 비교할 수 있는 메가이벤트는 아니지만 최근 충청권에도 보령해양머드엑스포, 계룡군문화엑스포 등의 계획들이 알려져 있다. 다행히 이들 엑스포는 꾸준히 축제를 통해 '머드와 군문화콘텐츠'에 대한 흥미와 관심이 축제마케팅시장에서 어느 정도 검증됐다고 볼 수 있다. 관광시설로 승부를 먼저 보는 무모한 도전이 아니라 관광소프트웨어 중심의 사전진단이 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형하드웨어적 시설이 들어간다면 혹시나 흰코끼리에 해당되지는 않는지 면밀하게 검토하고, 사후 활용계획까지 치밀하게 세워야 한다. 계속적인 적자운영으로 지역의 어려움이었던 엑스포과학공원은 엑스포재창조사업으로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 대표적 흰코끼리의 사례에 가까웠지만, 대전이 과학도시라는 브랜드이지미를 가지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하는데 기여해 사료만 축낸 오명은 어느 정도 벗지 않았나 싶다. 비단 메가이벤트뿐만 아니라 우리 지역의 크고 작은 관광시설과 축제이벤트 등 관광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정책에도 Andrew Smith의 '흰코끼리를 유치하는 사유'에 해당되는 것은 없는지 조심스레 살펴볼 일이다.

최상규 배재대학교 관광축제리조트경영학과 겸임교수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