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도 벌써 열흘이 다 되었건만 6월 임시국회가 문도 열지 못하고 있다. 정상화 기미도 보이질 않고 있다. 여야 원내교섭단체 3당의 물밑협상에서도 정치공방만 되풀이 한 모양이다. 여야 간 가장 큰 쟁점인 패스트트랙 합의 처리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는 3월 이후 지금껏 제대로 일을 한 적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도 자동으로 열리게 되어있는 6월 임시국회마저 열지 않고 있다. 정국 주도권을 잡기위한 여야의 힘겨루기로 보이지만 지나쳐도 한참 지나친 일이 아닐 수 없다.

올 들어 국회의 모습은 누가 봐도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3월 중순에야 첫 본회의를 열었고 이후에도 개회를 하지 못하거나 문을 열어도 공전을 지속해 식물국회나 다름없었다. 국회 휴업이 길어지면서 처리해야 할 각종 법안들은 늘어나고 있다. 추경예산안은 40일째 대기하고 있고 탄력근로제나 최저임금법 개정안 등도 처리를 기다리고 있다. 지금까지 20대 국회의 본회의 안건 처리율은 29%에 그치고 있다. 역대 최악을 기록했던 19대 국회의 처리율 42%에도 크게 모자란다. 국회가 그만큼 일을 하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힘겨루기나 정쟁을 벌이더라도 `밥값`은 해야 하는데 국회의원들이 이조차 하지 못하고 있음이다.

국회가 국민들의 마음에 들도록 일한 적이 많지는 않다. `20대 국회가 역대 최악`이라는 것이 그동안 지켜본 국민들의 평가다. 오죽하면 정치권에서조차 국회 해산 얘기가 나오고 있을 정도이니 두말해 무엇 할까. 시급히 처리해야 할 민생법안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임시국회 개회를 놓고 공방만 벌이고 있는 것은 국민들을 우습게 보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국회는 존재 이유가 없다. 원인을 제공한 국회의원들 역시 마찬가지다. 다툴 일이 있으면 장외가 아니라 국회에서 다퉈야 한다. 국회의원들은 지금이라도 본분을 직시하고 조건 없이 국회부터 정상화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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