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세 부류의 사람이 있다고 한다. `꿈이 없는 사람, 꿈만 있는 사람, 그리고 꿈이 있는 사람`

몇 해 전 마이스터 고등학교 학생들을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적이 있다.

자신의 진로를 누구보다 명확하게 설정하고 그를 향해 도전을 아끼지 않는 학생들의 이야기다. 청소년들의 꿈을 다룬다는 설렘 하나만으로 시작한 다큐멘터리는 섭외 단계에서부터 나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이미 1학년 시절부터 전국기능대회 수상을 휩쓸며 반도체를 생산하는 대기업에 취업을 앞둔 학생, 미용기술을 인정받고 미용명장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학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내일을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는 친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18-19살의 대입준비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학생들을 그려왔던 내게는 눈이 휘둥그레질 일이었다. 그리고 이내 `나는 꿈을 위해 대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지?`라는 미련한 후회와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것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확고한 소신, 그리고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며 도전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었다.

얼마 전 시댁에 들렀던 나는 거실 한편에 놓인 작은 책상을 보며 학생들을 만났을 때와 같은 감정을 경험했다. 시어머니는 얼마 전부터 프랑스자수를 배우고 있다고 하셨다. 그 이야기를 들은 게 얼마 되지 않은 일 같은데 벌써 주변사람들을 알려줄 수 있는 정도가 되셨다고 한다. `저 작은 책상에서 어머니는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셨을까….`

환갑을 훌쩍 넘기신 나의 시어머니는 일주일 스케줄이 빼곡하다. 심리상담, 다문화상담사, 바리스타, 프랑스자수…. 이런 어머니의 도전은 내가 어머니를 처음 만난 11년 전부터 지금까지 변함이 없었다. 직업이 없으신 상황도 아닌데, 일도 힘에 벅찰 연세에 어머니는 항상 무언가를 도전하고 있으시다. 그 열정은 대체 어디에서부터 나올까?

이들의 공통점은 분명한 꿈이 있고, 그 꿈을 위한 노력을 두려워하거나 고통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꿈은 누구에게나 행복을 준다. 하지만 행복은 노력하지 않으면 지킬 수 없다. 꿈만 꾸는 사람으로 남을지, 꿈을 이룬 사람으로 남을지는 온전히 우리의 몫인 것 같다.

황희선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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