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제실적이 갈수록 참담해지고 있다. 수출이 줄어드는데다 성장률마저 하락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어제 발표한 올 1분기 잠정 경제성장률을 보면 전 분기보다 -0.4%나 추락했다. 한 달 전 속보치와 비교해도 0.1%포인트 낮아졌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보였던 2008년 4분기 이후 10년 4개월 만에 최저치다. 이뿐만이 아니다. 설비투자 역시 10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고 수출실적도 안 좋긴 마찬가지다. 특히 지난달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9.4%나 감소했는데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이대로 가다간 한은이 예상한 올 성장률 2.5% 달성도 사실상 어려울 수밖에 없다.

문제는 선진국들의 경기가 살아나고 있음에도 우리만 거꾸로 가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경제여건이 그만큼 안 좋다는 얘기나 다름없다. 더욱 심각한 것은 현재 상황이 최악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대외 경제여건에 따라 얼마든지 출렁일 수가 있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에 직격탄을 미칠 수 있는 미중 무역 전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우리 경제에도 불똥 수준이 아니라 이미 곳곳에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무역 전쟁이 확산된다면 2%대 한국 경제성장률도 무너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강 건너 불 구경 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정부가 경제문제를 나 몰라라 한 것은 아니다. 국민소득을 늘려 경제성장을 유도하겠다며 최저임금도 대폭 올렸다. 침체된 경기를 살려보겠다고 천문학적인 세금을 쏟아 부었고 지금도 진행중이다. 그런데도 실업률은 치솟고 국민들은 못살겠다고 아우성이다. 기업들도 어렵긴 매한가지다. 아무리 좋은 경제정책이라도 시대 상황에 맞지 않을 수가 있는 법이다. 이럴 땐 적절하게 수정을 하거나 보완할 필요가 있다. 경제가 추락하는 것이 눈에 보이는데도 기존 정책만 고집하는 것은 죄악이나 다름없다. 경제정책 당국자들의 현명한 판단과 보완책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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