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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봉사활동

2019-06-04기사 편집 2019-06-04 08:4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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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눈꽃처럼 바람에 흩날리며 따스한 햇볕이 교정을 밝게 비추던 봄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5월의 학교 운동장은 플라타너스의 녹읍으로 짙어지고, 그늘아래서 도란도란 모여 앉아 장난끼 있는 모습으로 너스레 웃음을 짓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학교 밖 담장을 넘어 울려퍼질 때 학교는 생동감의 하모니가 시작되는 곳임을 새삼 깨닫는다. 중간고사를 마치고, 아이들이 자신들의 열정과 노력을 다해 체육대회를 참여하고, 숨겨진 끼를 발산하는 축제의 큰 마당을 이루어냈을 때, 아이들의 얼굴에 환한 모습이 묻어난다. 우리 반 또한 학교행사에서 하나로 합심하여 좋은 성적을 얻었고, 담임교사인 나는 아이들의 새롭게 변화된 모습을 통해 담임으로서 모든 활동의 구심점 역할이 중요함을 깨닫게 되었다. 아이들과 나의 이런 자신감과 마음가짐은 한 번의 학교행사의 감동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학교 밖 사회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그 뜻을 이어가보자 제안을 하게 되었다.



교직을 나오기 시작한 9 년전부터 대전에 위치한 사회복지법인 한몸에 얼마씩 후원을 하면서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왔고, 5월에는 가족의 달을 맞이하여 후원자와 원생들과의 '하루가족되기' 행사를 하면서 매년 담임반 친구들을 데리고 봉사활동에 참여였다. 올해도 크게 행사가 예정되었으니 하루 가족이 되어주실 수 있느냐는 한몸 선생님의 부탁이 있었다. 주저없이 흔쾌히 승낙을 하고, 아이들과 함께 대전으로 발길을 옮겼다. 봉사에 참가한 우리반 4명의 녀석들은 도서관이나 공공기관에서 의무적인 봉사활동은 많이 참여 해봤지만, 소아마비나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중증장애인을 바로 곁에서 돌봐드려야 한다는 것에 처음에는 걱정이 가득한 표정이었지만,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게 보였다.



한몸의 원생들은 거동이 불편하여 24시간을 거의 시설 안에서 지내다 보니 외출이 쉽지 않고 구경거리나 외부활동이 많지않아 우리가 참여한 '하루가족되기 행사'는 1년에 몇 안되는 큰 행사였다. 시작전날 저녁 많은 비가 내려 혹시 행사가 어렵지 않을까 노심초사했지만, 날씨가 모든 봉사가족들의 마음을 이해하였는지 5월의 따스함을 내뿜을 만큼 원생들과 함께 소풍 나온 좋은 느낌이었다. 봉사자들은 하루 결연되는 원생가족을 위해 음식을 준비를 해왔는데, 나와 봉사에 참여한 우리반 녀석들도 하루 가족결연행사를 위해 남자들의 투박한 손으로 김밥을 만들고, 만두를 굽고, 삶은 계란과 과일 등을 마련하였다. 돗자리와 음식들을 준비하고 행사 장소에 도착하여 하루 결연 가족이 되실 민경씨를 만나 인사를 나누었다. 민경씨는 소아마비가 있어 거동이 불편하기에 아이들이 옆에서 보조를 하면서 행사를 함께 관람하고, 행사관람 때 덥지 않도록 부채로 바람을 불어주며, 수저로 생수를 입에 넣어드리는 모습이 매우 낯설었지만 점점 친해지려고 노력하는 아이들의 봉사 모습이 대견하였다. 행사 중간 한몸에서 마련한 부스에 방문하여 페이스페인팅과 퀴즈 등을 풀고 비누방울을 함께 날리면서 아이들과 민경씨는 짧은 시간에 친해지게 되었다. 점심시간이 되어 자리를 펴고, 민경씨를 휠체어에서 자리를 옮겨 앉아 식사를 시작하였다. 민경씨가 음식을 소화시킬 수 있는 치아가 적어 음식을 넘기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아이들이 직접 가위로 음식을 먹기 편하게 작게 자르고, 수저로 입에 넣어드렸을 때 민경씨는 웃음으로 화답하자 아이들은 좀 더 정성을 들여 자기의 역할을 다하였다. 소아마비의 중증장애가 있기에 감사하다는 표현을 쉽게 우리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순박한 그녀의 미소가 오늘 하루 가족되기 봉사의 큰 보람이 아니었나 싶다.



같이 봉사를 참여한 부반장 대한이는 돌아오는 길에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였다. '선생님 지금까지 봉사는 그냥 시간을 채우기 위해, 몸은 봉사라고 생각하며 참여했지만 마음은 편한 것만을 찾았던 것 같아요, 오늘 행사를 통해 봉사의 진정한 의미를 이제 잘 알았고, 집에서든 학교에서든 건강하게 생활하는 지금의 내 모습이 가장 행복하고 감사하게 살아 나가야겠어요' 라고 철이 든 의젓한 말을 건넸다. 나 또한 오늘 아이들에게 가르치려했던 교훈이 이런 것이었다. 좁은 교실 안에서 교과 지식을 터득해서 사회에 나갔을 때 그 지식을 나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모두 쓰느냐, 아니면 사회를 위해 나보다 낮은 곳을 바라보고 베푸는데 그 역량을 다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느냐를 알아나가는 것을! 머릿속에만 지식이 머무는 것이 아니라 가슴속 깊숙하게 삶의 지식이 스며들어 아이들 마음속에 담아질 때 세상은 좀 더 아름답고 풍요로운 세상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을 해본다. 요즘 아이들이 자기만 생각하고 이기적인 욕심이 크다는 기성세대의 사소한 편견은 바꾸고, 꿈과 희망을 갖고 타인을 배려하며 소통하는 이타적인 마음을 키우게 하는 노력의 중심에 교사가 있다는 것을 크게 공감을 하며 오늘의 봉사를 마친다.

강성탁 충남 홍성군 홍주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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