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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프리즘] 공연장에서 세상을 바라보다

2019-05-29기사 편집 2019-05-29 08:3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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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은 일시에 사람이 많이 오고 저녁 늦게 끝나기 때문에 대부분 도심에 있거나 번화가 인접한 곳에 있다. 프랑스 오페라극장이나 빈 오페라 하우스, 런던의 코벤트 가든,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세종문화회관처럼 현재 있는 모든 극장은 도심의 번화가에 자리를 잡고 있다. 극장은 더욱 많은 사람들을 모이게 하여 예술과 교양의 토대가 됨은 물론 웅장한 외관과 화려한 예술품으로 지역의 랜드마크 역할을 한다.

2차 대전 직후 빈의 거리는 전쟁의 상흔으로 건물들이 부서지고 모든 것이 망가졌다. 이때 시민들은 비엔나 시청보다는 오페라하우스를 먼저 재건해야 한다는 투표에 찬성표를 던지는 놀라운 시민의식을 보여주었다. 타일 100만장이 외관을 감싸는 시드니오페라 하우스는 무려 17년의 공사기간과 당초 예산보다 무려 10배나 초과한 1억2천만 달러를 투입한 후에야 명품으로 거듭났다. 극장 인테리어에 물소가죽 800마리 분량이 들어간 멜버른 극장, 청계천 상류 물줄기에 지어진 세종문화회관은 물의 부력을 막기 위해 바닥에 2미터나 되는 콘크리트를 타설하 등 극장은 건축부터 우여곡절과 많은 에피소드를 안고 있다.

천안예술의전당은 천안시내에 있지 않고 도시 외곽 시골 지역에 있는데 신축 극장으로는 유래가 없는 일이다. 공연이나 전시를 보거나 아카데미 수강생 등 연간 약 20만 명의 방문객에 늘 감사한 마음이고 이들을 바라보면 다양한 사람들의 행태를 보게 된다.

한 평생 공연을 보지 못한 사람도 많다. 공연장이 영화나 TV처럼 반복성이나 이동성에 제약이 있고 실현을 해야 하므로 가격 역시 비싸고 표를 구입한 사람과 초대권을 갖고 오는 사람은 공연을 보는 자세부터 다르다. 표를 구입하는 사람은 공연 전에서 와서 프로그램을 보고 어떠한 곡이 연주되는지 확인을 한다. 개인 리사이틀이나 동호회 공연의 경우 초대권 배포를 하게 되는데 공연 중에 자거나 조는 사람들은 초대권 소유자가 많은 특징이 있다.

예술 작품을 즐기는 공연장이나 미술관을 방문하는 관객들이 의상부터 화려한 복장을 하거나 정장을 많이 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아직도 나시나 슬리퍼 차림, 에베레스트를 정복하러 가는 완벽한 등산복장으로 오는 관객도 있다.

지금도 연인에게 구애하는 고전적 방법 중 하나는 공연티켓을 선물하는 것이다. 공연을 보면 최소한 3시간은 같이 있으며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으며 훌륭한 공연은 상대방에게 더욱 호감을 준다. 공연장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일가족이 함께 와서 즐기고 가는 모습인데 아직까지 2명은 자주 오지만 일가족이 오는 경우는 드물다.

공연장의 홍보물을 보면 돈의 흐름도 알 수 있다. 과거 우리나라 공연장 전단지의 후원기업을 보면 현대, 쌍용, 대우 등 대기업이 많았지만 지금은 그나마 삼성과 금융사 정도가 후원을 하고 있는데 경기침체로 인해 후원사가 대폭 줄었다. 이는 해외에서도 마찬가지 인데 후원사에는 코카콜라, 도요타 등이었는데 현재 유럽 공연장의 최대 후원기업은 삼성전자이다. 그 만큼 우리 기업의 해외 마케팅에 대한 관심과 적극성을 볼 수 있다.

공연장에도 경제학이 있다. 관객은 티켓 가격의 3배를 교통비, 식사비, 회식비, 꽃값 등에 쓰고 이렇게 사용된 돈은 시장에서 10회전을 한다고 한다. 공연 당 평균 기획비는 2500만 원 인데 이 비용은 출연자 출연료, 공연기획사, 제작사, 무대 제작, 의상, 분장, 신발, 헤어디자이너, 조명, 음향, 특수 장비 대여, 카메라, 영상, 언론, 화원, 식당, 교통, 통신장비, 악기 등 20여개 업체로 분배가 된다. 비록 금액은 소소해도 수많은 영세 업체들의 생활고를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기 때문에 더욱 더 공연이 활성화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렇듯 공연은 관객의 정서 함양이나 인성, 예술적 감수성을 고양시켜 다른 사회나 경제, 학문분야를 발달시키는 것은 별도의 부 수익이다.

유원희 천안예술의전당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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