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국립발레단과 국립현대무용단은 궁중무용 정재(궁중에서 여령이나 무동, 지방 관아에서 기녀들이 공연했던 종합예술)를 재해석해왔다. 재해석돼 표현된 정재와 민속무 안무는 우리에게 충격과 다양성으로 다가왔다. 한국무용에서의 창작무용과 안무는 대학에서의 국악과 무용과가 폐과되는 현실과 다르게 변화하고 표현의 다양성으로 발전하고 있었다.

전통춤 `오고무`를 재해석한 현대무용단의 공연은 우리전통음악을 기반으로 라이브로 이뤄졌고 화려한 조명과 음향 창작국악의 연주로 함께 어우러져 감탄을 자아냈다. 작년 전통 가무악연주단의 마산창원 전통음악축제의 초청공연도 정재 처용무가 창작현대안무로 재해석돼 관객들의 반응도 좋았다. 삼국유사의 설화를 바탕으로 관용에 초점을 두고 재해석됐으며 2019년 창작안무전에서도 현대무, 창작발레에서도 우리전통음악과 민속무 민속놀이들이 재해석돼 그들에 의해 창작되고 무대화되고 있다. "전통을 이어가는 사람들은 전통이라는 틀에서 계승, 전승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가? 외골수로 품고 있으며 계승 발전은 소홀히 하지 않았나?" 반문해 본다.

물론 정재의 복원과 전통음악의 전승 계승에도 한 축을 지켜내고 버텨내며 외로운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스승님들이 계시다. 우리는 그들에게서 배우고 익히고 몸으로 느끼며 공부하고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시대의 변화에 표현의 다양성과 마주하며 상생 협력 해나가며 각자 자신의 모습을 잃어버리지 않으려 우리는 고집을 부리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아니면 누가 이어 갈 것인가? 각자 오늘도 자신의 자리에서 전통을 계승하고 전승하며 피땀 흘리시는 보유자분들의 삶이 있기에 그 길을 함께 걸어가는 이수자 전승자들의 피나는 노력이 헛되지 않으며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의 존재 이유가 아닐까?

우리나라는 헌법8조에 `국가는 전통문화의 계승 발전과 전통문화의 창달에 노력해야한다`라고 명시해 전통문화의 계승과 전통문화창달을 국가의 의무로 규정했다. 전통음악과 무용 공예 등이 자신의 삶이며 오늘도 제자양성과 교육에 울고 웃으시는 보유자분들이 일본, 중국처럼 국가로부터 정당한 대우와 존경을 받고 명예를 중시하는 명장, 명인 국보로서 이름과 가치를 누리시길 바래본다. 오늘의 보유자분들이 존재하기에 전수 이수된 전통이 흘러가고 있고 오늘 그리고 내일의 전승자들이 그 맥을 이어갈 것이다.

김미경 (사)한국전통가무악연구원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