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잘 지내겠지? 외

모두잘지내겠지
모두잘지내겠지
◇모닉의 홍차가게(임태리 글·오승만 그림)= 모두가 바쁜 세상, 하지만 왜 바쁜 지 알고 있을까. 작가는 이 책을 통해 그 물음에 작은 힌트를 던진다. 알랭 사장으로 대변되는 이기심이 첫 번째 힌트다. 소녀와 할머니가 하는 작은 홍차 가게를 밀어버리려고 거짓말까지 하며 애쓰는 알랭 사장을 보면 `젠트리피케이션` 관련 뉴수가 떠오른다. 낙후된 지역을 스스로 재건한 소시민이나 예술가들이 자본가들에 의해 쫓겨나는 일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대마왕으로 대변되는 `경쟁을 부추기는 거대한 존재`나 삐뚤어진 가치관을 두 번째 힌트로 던진다. 좁게는 부모, 넓게는 사회와 국가가 대마왕처럼 물질 만능주의나 무한 경쟁심을 조장하고 있다는 사회문제를 어른과 아이와 함께하는 판타지 모험 이야기로 차근차근 풀어나가고 있다. 키큰도토리·164쪽·1만 2000원

◇모두 잘 지내겠지?(김기정 지음·백햄 그림)=이 책은 아동 문학에서 쉽게 만나기 어려운 주제인 삶과 죽음의 문제를 다룬 동화 다섯 편을 담았다. 밤마다 얼굴이 창백한 사람들이 찾아오는 국숫집, 해마다 오월이 되면 옛날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이 나타나는 골목, 여자아이 혼자서 오랫동안 머무는 게스트하우스 등 평범한 듯 조금은 이상하게 느껴지는 공간에 우리의 역사와 어린이들의 현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등장 인물들이 살아가는 삶의 무대를 가만히 지켜보면 가슴 먹먹한 이야기가 나즈막히 들려온다. 작가는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 이 세상에 남기고 싶은 말을 전하는 동시에, 남겨진 사람들이 떠난 사람들에게 뒤늦게나마 건네고 싶은 말을 전한다. 창비·120면·1만 800원

◇시골 쥐의 서울 구경(방정환 글·김동성 그림·장정희 해설)= 어린이의 벗, 방정환 탄생 120주년을 기념한 책이 발간됐다. 1920년대 경성, 그 시절 다른 지역에 비해 빠르게 발전하던 서울의 모습은 타지 사람들에겐 동경의 대상이었다. 이 책에선 짐차를 두 번, 세 번이나 갈아타며 힘들게 서울에 올라온 시골 쥐가 그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시골에서 한가히 지내던 시골 쥐에게 서울의 모습은 멋지기도 하지만 눈이 핑핑 돌 정도로 정신없기도 했다. 쭉 늘어선 다양한 가게들과 웅장한 남대문의 모습, 뿡뿡 소리를 지르며 달아나는 자동차와 잉잉 울면서 달아나는 전차, 마치 불이라도 난 듯 황급히 뛰어다니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그 시절 서울과 사람들의 삶은 지금의 모습과 어딘 지 닮아 있다. 방정환 선생은 100년 전 이미 시골 쥐를 통해 바쁘고 고된 삶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과 맞는 삶을 발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이야기하고 있다. 길벗어린이·56쪽·1만 3000원

◇우리 가족의 특별한 직업(알라 구트니첸코 글·줄리아 콜로모에츠 그림·김선희 옮김)= `직업`하면 어떤 것을 떠올릴까. 자율주행 자동차 전문가, 빅데이터 전문가, 사물인터넷 전문가와 같은 직업은 어떤가. 과거 장래 희망을 물어보면 대다수의 학생들이 선생님이나 의사, 경찰, 변호사 등의 직업을 꼽곤했다. 최근엔 범위가 다양해졌다. 이 책은 안드리코라는 아이가 자신의 가족을 통해 세상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직업을 소개하고 있다. 고생물학자, 플로리스트, 양봉가, 티테스터, 수의사, 열기구 조정사, 수화 통역사 등 다양한 직업들이 나온다. 우리에게 익숙한 직업도 있고 생소한 직업도 있지만 어느 하나 우리의 삶에서 빠지면 안되는, 꼭 필요한 직업이다. 또 단순히 직업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각 직업에서 다루고 있는 것들과 꼭 필요한 도구 등을 그림과 함께 보여주고 있다. 시각적으로 풍부하고 다양한 정보는 각 직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 스푼북·82쪽·1만 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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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족의 특별한 직업
우리가족의 특별한 직업
시골 쥐의 서울구경
시골 쥐의 서울구경
모닉의 홍차가게
모닉의 홍차가게

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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