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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 왕관의 무게

2019-05-01기사 편집 2019-05-01 08:3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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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관을 쓰려는자 그 무게를 견뎌라.'

17세기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가 남긴 말이다. 이는 왕관을 쓴 왕으로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면서 동시에 왕관을 쓰려면 최고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훌륭한 조직에서는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 하나 있다. 그것은 리더와 구성원들의 관계가 원활하고 좋다는데 있다. 리더는 구성원들의 권리를 중요하게 여기고, 구성원들은 자신의 의무를 정확하게 인지한다. 문제가 생기는 조직, 즉 언론에서 자주 회자되는 조직은 정 반대의 모습을 보인다. 리더는 구성원들의 의무만을 강조하고 구성원들은 자신의 권리만 주장한다. 문제가 생기면 리더는 구성원들을 탓하고, 구성원들도 리더의 리더십을 탓한다. 서로의 잘못만 탓하니 언론에서는 그 누구의 편을 들지 않는다. 정작 그 조직의 리더와 구성원들은 치열한 진흙탕 싸움을 하느라 역할과 책무, 본분을 망각한다. 자신들이 세운 명분만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8일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서 열린 대전연극제 및 대한민국연극제 대전예선 이후 대전연극협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행태다. 외형은 대전연극제의 불공정한 대회 운영을 질타하고 있지만, 회원들의 속내는 하나다. 복영환 대전연극협회장에 대한 불신이다. 복 회장은 이번 연극제에서 극단 셰익스피어의 연출자로 나서 연출상을 수상하고, 대상까지 받았다. 타 극단의 외면속에 새벽 2시에 연극제 참여 접수를 할 정도로 고심을 했다고 하지만 그의 진정성을 알아주는 이는 많지 않은 모양새다. 오히려 연극협회장으로서 본분을 망각하고 욕심을 부렸다는 질타까지 받으며 그가 해명을 할때마다 재반박이 이어지는 형국이다. 대전연극협회에 소속된 회원들은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편이 갈렸고, 복 회장의 문제를 지적하는 2차 3차 성명서까지 준비하고 있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일각에서는 의욕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일을 추진한 복 회장의 열정이 이번 일로 가로막힐까 안타까워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리더는 결국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다. 사건의 본질은 규명해야겠지만 구성원들과 똑같은 지점에서 똑같은 목소리로 싸운다면 왕관을 내려놓고 동등한 입장에서 싸워야 한다. 책임을 지는 것은 누구나 하기 싫은 일이다. 싫든 좋든 왕관을 썼다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는 것이야말로 리더로서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원세연 취재 1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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