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왼쪽)와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오른쪽).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왼쪽)와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오른쪽).
여야는 주말 휴일에도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여부를 놓고 대치를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주말과 휴일 외견상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를 보였지만 패스트트랙 지정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국회에서 비상대기하는 등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지난 23일 여야 4당이 선거제 개편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등의 패스트트랙을 추인한 이후 6일째 대치다. 지난 25일과 26일과 같은 거친 몸싸움은 없었지만 비상대기조를 편성해 서로의 동태를 감시하는 등 일촉즉발의 긴장감은 여전했다.

한국당은 휴일인 28일에도 의원들과 당직자 등으로 24시간 비상근무조를 꾸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회의가 열릴 가능성이 있는 본관 4층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장 앞을 포함해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회의장들을 지키며 민주당의 동향에 촉각을 기울였다.

한국당의 이같은 움직임은 전날 사개특위 위원장인 이상민 민주당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어 주말이라도 사개특위 전체회의 개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회의실을 막으면 길거리에서라도 할 것이라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민주당도 비상대기조를 편성해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대기하는 한편, 정개특위 및 사개특위 소속 의원들도 모두 국회 주변에서 대기하면서 회의 소집 등 만반의 사태에 대비했다.

앞서 한국당은 자유한국당은 주말인 27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고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 저지를 위한 결의를 다졌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5만여명의 군중이 운집했다.

이 자리에서 황교안 대표는 "좌파 정권이 패스트트랙을 이용해 독재의 마지막 퍼즐을 끼어 맞추려 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런 야만 행위를 통해 패스트트랙이 통과되지 않도록 국회에서 정의로운 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은 한국당이 불법행위와 폭력으로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장외집회를 이어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주의를 훼손한 독재 권력의 후신이 누구인지, 국회 선진화법을 무력화시키고 정당한 의사일정을 방해한 장본인은 바로 한국당이라는 것을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며 "명분 없는 장외투쟁을 그만두고 즉각 국회로 돌아와 산적한 민생현안 처리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여야 합의 없이 선거법을 패스트트랙으로 개정하겠다는 것은 다수의 횡포"라며 "한국당은 지난 12월의 합의 정신에 따라 진정성 있는 선거법 개정안을 내놓고 정개특위와 사개특위에 진지한 자세로 참여하고 민주당도 패스트트랙을 해제하고 두 특위를 정상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김시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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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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