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소가 밀집돼 있는 충남 당진 철강단지 인근 주민들이 중금속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조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충남연구소와 순천향대학교가 현대 당진제철소 인근 가곡리와 고대리 주민을 대상으로 생체시료(혈액 및 소변)를 통해 주민건강영향을 조사한 결과 100여 명이 요중 비소와 혈중 카드뮴이 권고치를 넘어 검출됐다는 것이다. 발암물질로 분류된 납과 카드뮴은 2016년 보다 각각 23%, 200% 높게 검출됐고, 혈중 카드뮴도 550% 높게 조사됐다고 한다.

1군 발암물질인 비소는 오염된 지하수를 통해 중독을 유발하는 유해성이 높은 물질로 중독되면 복통과 메스꺼움, 구토 및 설사, 근육경련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이타이이타이병으로 알려진 카드뮴은 많이 섭취하게 되면 호흡곤란과 간 기능 장애를 유발하는 유해물질이다. 담배 한 개비에는 1-2㎍의 카드뮴이 들어 있어 많이 노출될 경우 암을 일으키기도 한다.

주민건강 조사와 함께 천식 유병률도 살펴봤더니 철강단지가 있는 당진시가 인구수와 일반환경 여건이 비슷한 서산시보다 뚜렷하게 높은 나타나 대기환경이 썩 좋지 않음을 보여줬다. 여기에 다발성 및 상세불명 급성 상기도 감염, 피부염, 두드러기의 경우는 10만 명 당 진료 인원수가 전국과 충남에 비해 높게 나온 점은 취약한 당진의 보건 현실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

최근 오염물질인 청산가스를 몰래 배출하다 적발된 당진제철소가 철강단지 주변의 중금속 오염에도 영향을 끼친 건 아닌지 의구심을 떨칠 수 없게 한다. 당장은 주민 불안과 동요를 잠재울 수 있게 행정당국이 안정화 대책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 그런 다음 발암물질 고노출군으로 분류된 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추적조사와 함께 환경노출과의 연결고리를 캘 수 있는 정밀조사가 필요하다 하겠다. 당진지역은 철강단지를 비롯해 석탄화력발전소 등 오염 유발 대규모 사업장이 많다. 이번 기회에 이들 사업장 주변까지 실효적인 조사가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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