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부이사관급 아닌 4급 서기관 취임

한 달 넘게 공석으로 방치된 대전충남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자리에 상급기관인 중소벤처기업부의 과장급(4급·서기관) 인사가 내려온다.

대전충남중기청은 `2급청`이어서 직급상 서기관이 부임하는 게 이상할 것 없다지만 대전·세종·충남 3개 광역시·도의 경제 규모 등을 감안해 그간 고위공무원에 속하는 부이사관(3급)을 내려보낸 전례에 비춰 기관 격하(格下) 인상이 짙다.

중기부는 24일 유환철(52) 소상공인지원과장(기술서기관)을 신임 대전충남중기청장으로 발령하는 등 과장급 8명에 대한 전보인사를 냈다. 유 신임 청장은 25일 취임한다.

직전 윤범수 청장이 지난달 19일 퇴직하면서 시작된 청장 `유고`(有故) 상황은 이로써 37일 만에 해소됐다.

대전충남중기청은 지난해 1월 취임한 홍진동 전 청장이 6개월 만인 7월초 중기부 인사조처로 떠난 직후 불과 47일 동안 재임한 심재윤 전 청장에 이어 윤범수 전 청장마저 7개월 만에 퇴직하면서 1년 사이 3명의 청장이 교체되는 이례적인 `사고`를 겪었다.

또 청와대발 개각과 박영선 중기부장관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가 정치적 공방으로 번지며 지체된 끝에 인사 시기를 놓쳐 40일 가까이 과장대리체제로 운영돼 왔다.

유 청장 취임으로 대전충남중기청은 다시 정상적인 업무 추진이 가능하게 됐지만 4급 청장이라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부임 전부터 `잠시 머물다 갈 것`이라는 소문이 나돈 심 전 청장을 제외하면 이전 청장 모두 3급 고위공무원이었기 때문이다.

대전충남중기청의 관할기업 수, 종사자 수, 제조업 생산액 등 경제 규모 확장세와 함께 세종시 출범으로 3개 광역단체를 포괄해야 한다는 점이 고려된 인사였다.

그동안 이어진 관행을 깨고 한단계 직급이 낮은 4급 청장이 취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 경제계에서는 우려 섞인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무원의 엄격한 직급구조로 볼 때 다른 기관과 업무조정 과정에서 체급 낮은 기관은 한계를 노정할 것이란 게 핵심이다.

경제계 한 관계자는 "지역내 타부처 소속기관들은 고위공무원이 청장인 1급청이 대부분인 것으로 안다"며 "지역경제와 중소기업을 대변해 목소리를 내야 할 지방중기청장의 직급이 상대적으로 낮다면 기업의 애로를 해결하고 기업지원시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데 어려움이 따르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중기부 관계자는 "전국 12개 지방중기청 중 7개 지방청이 2급청으로 여기에 모두 서기관 청장이 일하고 있다"며 "다른 2급청과 달리 대전충남청에 고시 출신 고참과장에 소상공인 지원업무를 해본 인사를 발령낸 건 그만큼 지역의 여러 경제여건을 배려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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