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조명의 역사에서 가장 획기적인 발명품을 꼽으라면 백열등과 컴퓨터의 발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백열등 시대 이전에는 횃불이나 양초 또는 석회등 등 주로 자연광적인 조명의 매체들이 사용됐으며 백열등의 발명이후 인공광원을 이용한 무대조명의 비약적인 발전이 이뤄졌다.

백열등은 1879년 10월 21일 애디슨이 최초로 실험에 성공한 이후 발전됐다. 이와 더불어 무대조명은 더욱 세밀한 제어가 가능해지면서 발전됐으며 이러한 발전을 더욱 가속화 시킨 것이 바로 컴퓨터의 발명이었다. 조명용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컴퓨터는 최근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런데 요즘 무대조명에 다시 한 번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LED 계열 램프를 사용하는 디지털 자동화 기계들이다. 이 기계들은 하나의 기기로 다양한 효과를 나타낼 수 있어 현대에서 요구하는 다채로운 무대를 위해 사용된다. 이러한 LED 계열 전구들은 절전효과와 긴 수명으로 인해 실생활에서도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때문에 요즘에는 예전의 백열전등 생산이 중단돼 시중에서 구하기도 어려운 시대가 됐다.

이렇듯 지금의 시대는 무대에 아날로그 빛과 디지털 빛이 혼재하는 시대다. 두 빛의 근본적인 차이를 살펴보면 그 차이를 `색온도`에서 찾아볼 수 있다. 빛에도 색온도라는 것이 있는데 아날로그 빛은 온도가 낮은 붉은색 계열을 보이고 있고 디지털 빛은 색온도가 높은 푸른색 계열을 나타내고 있다. 근본적으로 아날로그 시대의 빛을 사용하는 무대가 알게 모르게 더욱 따뜻한 느낌을 갖게 되고 디지털 빛을 사용하는 무대는 조금은 차가운 느낌을 갖게 된다고 할 수 있다.

공연예술의 특징은 바로 무대 위에서 사람이 직접 관객에게 행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무대 위의 배우들과 장면들을 조금이라도 더 따뜻하게 보여주기 위해 가급적이면 아날로그 빛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물론 작품에 따라서는 디지털 빛의 다양성과 호화로움이 필요한 작품도 있다. 그러나 인간은 항상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따뜻하게 살아야 된다는 믿음 때문일까 무대에서는 따뜻한 느낌이 좋다.

윤진영. 무대조명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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