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읽기] 글쓰는 여자는 위험하다 외

글쓰는 여자는 위험하다
글쓰는 여자는 위험하다
◇글 쓰는 여자는 위험하다(민혜영·강남규·김태형·손진원 지음)=남성의 언어를 통해 수행되는 남성의 글쓰기가 보편적 위치를 차지하는 사회에서 `글 쓰는 여자`의 등장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기존 사회 체제의 강고하던 벽에 균열이 생기고 있음을 암시하는 일이었다. 이 책은 가부장적 언어에 균열을 내는 `글 쓰는 여자`의 서사를 국적과 장르를 뛰어넘어 재현하는 일련의 시도다. 근대에 언어적 권위를 수행하는 주요한 매개체인 문학은 남성들의 지배영역이었고 여성들은 지속적으로 배제돼왔다. 4명의 작가는 각각 `광년의 계보학`, `여성 문인의 탄생`, `낭만과 혀실, 그 사이 어딘가에서 이루어지는 여성의 선택`, `로맨스, 전복의 가능성을 묻다`의 주제로 가부장적 언어적 권위를 낱낱이 파헤친다. 들녘·184쪽·1만 3000원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공지영 지음)=1988년 등단 이후 1200만 부의 누적 판매부수를 기록한 베스트셀러 작가 공지영이 지난 30년을 돌아보며 정리한 산문집을 출간했다. 이 책은 2012년 출간했던 동명의 책에 최근 출간한 다섯 작품 `높고 푸른 사다리`, `딸에게 주는 레시피`, `시인의 밥상`, `할머니는 죽지 않는다`, `해리`의 문장을 추가한 개정증보판이다. 스물 다섯 편의 작품들 중 독자들에게 다시 들려주고 싶은 문장들을 직접 골라 새 편집과 장정으로 만들었다. 작가의 일상을 담은 32컷의 사진들도 함께 담았다. 초 365편으로 이뤄진 이 책은 사랑과 인생에 대한 작가만의 통찰을 담고 있다. 고통받고 소외된 사람들에 주목해오며, 작가 스스로 힘겨운 날들에 부딪히면서 쌓아올린 생의 의미는 사랑만이 우리에게 살아갈 용기이자, 진정한 위안임을 깨닫게 한다. 이 책에서 작가는 상처야 말로 살아있다는 징표이고 사랑으로 우리의 삶을 행복하고 활기차게 만들 수 있는 기회도 결코 여러 번 오는 것이 아님을 일깨운다. 해냄출판사·448쪽·1만 7800원

◇물 위를 걷고 벽을 기어오르는 법(데이비드 L.후 지음)= 책은 개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개는 산책을 하고 돌아와 목욕을 하면 힘껏 몸 털기를 한다. 저자는 그 모습을 고속 필름으로 촬영해 분석했다. 놀랍게도 몸 털기가 지구 중력의 최대 12배에 달한다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생쥐부터 곰까지 1만 배의 체중 범위에 걸쳐있는 동물들의 고속 필름을 수집했다. 결과 예측한대로 몸집이 작은 동물일수록 1초당 몸을 터는 횟수가 많았따. 왜 그럴까. 작은 동물일수록 구심력이 덜 발생한다. 덩치 큰 동물과 동일한 물방울 방출의 힘을 일으키려면 더 빨리 돌려야한다. 모든 동물들은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생존하기 위해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운동은 단순한 이유로 진화했다. 바로 에너지의 필요다. 이 책은 동물 운동은 어디에나 존재하고 세상에서 일을 처리하는 주된 방식이라는 점에 주목해 `진화`를 증명하며 동물 운동의 미래에 관한 생각을 내놓는다. 에코리브르·304쪽·1만 8500원

◇미래를 여는 교육(박하식·임호순 지음)= 충남 아산시 탕정면에 2014년 개교한 충남 삼성고등학교. 충남 유일의 광역 자사고로 천안·아산 지역에 근무하는 삼성 임직원들의 자녀 교육 문제 해소를 위해 설립된 삼성고는 삼성이 학교 설립에 1000원 가량 투자하고 민족사관고등학교, 용인외고, 경기외고의 기틀을 마련한 박하식 교장을 영입하면서 개교 때부터 이목을 받았다. 삼성고는 특이한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른바 `66일 기적의 용광로`로 불리는 학습 프로그램이다.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입학과 동시에 오리엔테이션을 66일 동안 진행하며 자기주도학습, 수업태도 등의 습관을 형성하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이는 새로운 행동과 습관을 형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평균 66일이라는 영국의 런던대학교 심리학과 연구팀의 조사 결과에 따라 학생들에게 새롭게 형성하기를 바라는 9가지 습관을 제시했다. 입시 원년인 2017년 서울대 9명을 배출하면서 주목을 받은 삼성고의 커리큘럼은 입시 중점이 아닌 인성 중점에서 시작한다는 방향성을 제시한다. 글로세움·272쪽·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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