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무대예술`이라는 이름을 붙여놓고 자격제도를 시행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인가에 대한 필자의 생각은 사실 부정적이다. 그 이유는 바로 예술을 하기 위해 자격증이 필요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오히려 그 분야들을 예술로 인정치 않고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무대조명의 예를 들어보면 서울의 아르코 극장에서 작업을 하려면 조명 크루들 중 70% 이상이 무대조명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작업 시작 전 약 1시간 정도의 무대안전교육을 이수해야만 한다. 그런데 조명 디자이너는 예외다. 즉, 자격증이 필요 없는 것이다. 또한 실제 작업에 참여한 경력을 인정받기 위한 조명작업의 범위는 조명의 설치, 조작, 관리 등의 분야만 인정이 되고 조명 디자인 분야는 참여경력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것은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을 조명디자이너가 그냥 시키는 대로 단순 작업만 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 때문이 아닐까? 만약 이들을 진정한 무대예술가로 본다면 이런 자격증이 정말 필요한 제도일까? 하는 의문이 생기는 것이다. 물론 공연장에서는 특히 안전문제가 중요하고 관리의 효율성 때문에 이런 자격증제도가 필요하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안전사고는 조명, 음향, 무대기계 전문가들뿐만이 아닌 모든 공연관계자들에 대한 사전교육이 필요한 분야이다. `무대예술전문가`라는 이름을 달아 오히려 예술가의 창의성과 창작성을 획일화 시키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때가 아닐까한다.
윤진영 무대조명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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