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자율주행차가 로봇을 죽였다" 올해 초 개최된 미국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 2019` 개막 첫 날 이슈가 됐던 신문기사 제목이다. 기사에 따르면 자율주행 모드로 달리던 테슬라 자동차가 도로에 있던 러시아 회사의 인공지능(AI)로봇을 들이받았다는 것이다. 이후 로봇 제작사에서 언론에 사고 영상을 직접 제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로봇을 홍보하려는 의도로 조작된 것이 아닌지에 대한 의심을 받고 있다. 근거로 미국 라스베이거스 경찰 측은 해당 사건 접수 기록이 없다고 밝혔고 사고 차량으로 지목된 테슬라 모델S에는 운전을 보조하는 `오토파일럿` 모드가 탑재돼 있지만 부분적인 자율주행 기능을 제공할 뿐 완전 자율주행 모드가 없다. 하지만 이 사건은 조작 가능성 여부를 떠나 향후 도래할 자율주행이 가능한 스마트 자동차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 시장조사기관에서는 스마트 자동차의 전세계 판매량이 오는 2025년 약 100만 대, 2040년 33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금까지 단순한 운송수단에 불과했던 자동차가 앞으로는 사물인터넷, 초고속통신, 인공지능기술 등과 융합돼 이동이나 연결을 사람이 아닌 차량 스스로 해내는 스마트 자동차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 자동차에는 연결된 사물들로부터 획득한 정보를 이용한 스마트 트래픽분석, 자율주행, 무인주행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앞차의 급제동과 같은 돌발 상황에 대한 추돌경고, 사고방지를 스스로 수행하기 위한 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될 것이다. 차선변경이 필요한 경우 자동적으로 "추돌주의, 오토바이가 좌측 10m 후방에서 80km 속도로 접근 중, 차선변경 유보"와 같은 경고와 함께 운전자의 개입 없이 자동차가 스스로 속도를 늦추고 오토바이가 지나간 후 차선변경이 이뤄질 수 있다. 그러나 동전의 양면성처럼 자동차를 해킹해 중요정보를 암호화해 금전을 요구하는 차량대상 랜섬웨어 공격과 같은 사이버 위협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욱이 사람이 아닌 차량 스스로 이동과 연결이 이루어지는 미래 스마트 자동차와 같은 경우 다수의 영화에서 다룬 것처럼 자율주행차를 좀비자동차로 만들어 고의적인 차량 사고를 유발하거나 인공지능 차량에 홀로 남겨진 아이가 갇히는 등 오히려 치명적 무기가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우려와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는 보안기술 개발 및 적용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이처럼 스마트 자동차 보안위협을 해결하기 위해선 다양한 핵심보안기술이 필요하다. 먼저, 다양한 센서 등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전달하는 데 필요한 고속 데이터 전송기술 도입이 추진되고 있어, 그에 따른 통신보안, 접근제어 등과 같은 차량용 이더넷 보안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또한 차량외부와 연결방식 다양화 등에 따른 이상징후·위협탐지, 비정상행위 및 오류원인 분석 등의 보안 기술 개발이 요구된다. 아울러 내부 네트워크 보안 관리 기술도 필요하다. 그리고 자동차 결함으로 인한 리콜 비용 최소화까지 가능한 원격 소프트웨어 및 펌웨어 업데이트 기술 개발도 필수적이다. 더욱이, 외부 클라우드 서버에서 인공지능 이용 분석을 수행해 보안성까지 보장할 수 있는 기술 개발도 필요하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초연결 미래사회에서는 이동이나 주변 사물과 연결을 사람이 아닌 차량이 스스로 해내는 스마트 자동차의 보급이 늘어날 것이다. 바로 이점이 우리가 스마트 자동차를 치명적인 무기로 바라보게 되는 양면성의 아이러니다. 그러나 안전한 대용량 데이터 전송, 차량외부 서버와 연동, 이상징후 및 위협탐지와 같은 차량 내·외부의 환경변화를 고려한 자동차에 적합한 보안기술이 개발돼 적용된다면 미래 자동차의 치명적 무기화를 막연히 걱정하지 않고 안전하게 스마트 자동차를 통한 다양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다.

진승헌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정보보호연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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