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본 -김선두-별을 보여드립니다-오야동 177x136cm 장지에 먹.분채 2019
사본 -김선두-별을 보여드립니다-오야동 177x136cm 장지에 먹.분채 2019
김훈의 베스트셀러 소설 `남한산성` 표지그림을 그린 작가.

영화 `취화선` 중 오원 장승업(최민식 분)의 손 모델이 돼 무수히 많은 그림을 그린 화가.

우리나라 현대회화를 이끄는 대표적인 작가.

김선두(61·중앙대 교수) 작가의 이름 앞에는 이처럼 다양한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예술성과 대중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자신만의 세계가 분명한 김선두 작가의 전시가 5일부터 내달 9일까지 대전아트센터 쿠에서 열린다.

특히 이날 오픈전에는 그와 오랜 시간 연을 맺은 소리꾼 장사익의 특별 공연도 마련돼 있다.

김 작가의 그림은 특이한 요소가 몇가지 있다. 어떻게 보면 대충 그린것 같기도 하고, 못 그린 그림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를 아는 사람들은 그가 선하나, 먹선 하나도 대충 그리는 법이 없다는 것을 안다. 최소 50번 연습을 한 뒤 드로잉을 하고, 먹선을 그리고 그위에 30겹에서 60겹씩 분채로 반복해서 채색을 한다. 한지보다 더 촘촘하고 두꺼운 재질의 `장지` 위에 그린 그림은 여러 겹으로 물들여 깊이감 있는 색을 표현해낸다.

한국화를 우리 시대에 맞게 현대화하는 작업에 천착해 온 그는 수묵화와 채색화를 접목하면서 다양한 실험을 해왔다. 최근에 그가 구사할 수 있는 수묵기법은 30여 가지로 다양하다. 전통적인 수묵화로부터 목탄으로 그리고 아교로 정착시킨 작업, 장지 위에 먹으로 그리고 오려낸 다음 뒤에 먹이나 색을 칠한 장지를 붙이는 작업 등.

그의 먹 그림이 가진 다채롭고 강렬한 수묵과 채색을 넘어 한국화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실험적인 작품들은 이번 전시에서 26점이 공개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 `별을 보여드립니다`는 소설가 고 이청준의 동명 단편에 대한 오마주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이름만 차용했을 뿐, 그림은 완전히 독창적이다. 밝은 낮에도 하늘에는 별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빛에 가려 보이지 않듯이 우리 삶에서 소중한 것들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이자 마음속 깊이 품고 있는 염원, 꿈과 이상을 보여주고 있다.

아트센터 쿠 전미영 대표는 "이번 전시를 통해 구도와 형상, 색감 등에서 과감한 실험을 시도해 독특한 화풍을 개척해 나가고 있는 김선두 작가만의 수묵과 채색이라는 분류를 뛰어넘어 확장된 한국화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세연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본 -김선두-별을 보여드립니다-새싹 177x136cm 장지에 먹.분채 2019
사본 -김선두-별을 보여드립니다-새싹 177x136cm 장지에 먹.분채 2019
김선두-별을 보여드립니다-옥수수 132x87cm 장지에먹.분채 2019
김선두-별을 보여드립니다-옥수수 132x87cm 장지에먹.분채 2019

원세연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