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도시에는 꿀벌이 별로 없다. 꽃이 없으니 벌이 없는 것이다. 보이는 건 회색빛 건물이요 미세먼지 뿜어내는 자동차뿐이다. 꿀벌은 그런 속에선 살지 못한다.

일찍이 아이슈타인 박사는 말했다. 핵보다도 더 무서운 것은 꿀벌의 사라짐이라고 그는 꿀벌이 없으면 꽃이 없어지고 결국 생태계가 무너진다 했다. 왜냐하면 식물이 없어지면 동물도 없어지고 그에 따라 인류는 멸망에 이르게 된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꿀벌의 사라짐보다도 더 무섭게 생각되는 것은 바로 미세먼지다. 공기는 대부분 질소와 산소가 차지하지만 그 속에 포함된 미세먼지가 문제인 것이다. 그 속에는 생명을 위협하는 수많은 유해 물질이 포함되어 있고 그 분진을 유발하는 것이 자동차와 산업화에 따른 폐해인 것이다. 당연히 오늘날의 미세먼지 재난사태는 현대 산업화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렇다면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우리들이 할 일은 무엇일까?

그 것은 도시를 푸르게 하는 것이다. 반려 동물 천만시대라지만 이제는 식물이다. 그야말로 반려 식물 시대인 것이다. 새싹채소를 길러 식탁에 올리고 토닥토닥 새싹 인삼을 길러 차로 마신다거나 약초 식물을 예쁜 마음으로 가꾸는 것이다. 가정마다 수경재배도 하고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것이다. 그것은 당연히 가족에게 제공된다. 도시 근교에서 또는 직장과 가정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산업이 바로 도시농업인 것이다.

그렇다면 도시농업이란 무엇일까. 도시농업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2012.5)에 의하면 도시지역과 도시 근교에서 행해지는 유기농업을 일컫는 말이다. 그것은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하고 도시의 열섬 효과도 완화한다. 그것은 여가 활동의 기회도 제공하지만 미세먼지도 저감시키는 다원적 가치를 갖는 농업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주요 선진국의 도시화율 보다도 우리나라가 더 높다. 영국은 이미 도시 가구의 14%가 자신의 정원에서 농사를 지으며 독일도 클라인가르텐이라하여 도시농업이 활성화 되어있다. 일본은 물론 미국에서도 30년 이상 운영 중이며 몇 년 전 미쉘 오바마가 백악관에서 100㎡의 텃밭을 조성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바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도시농업단체들이 4월 11일을 `도시농업의 날`로 선포했다. 국회에서는 생생텃밭 개장식도 가졌다. 국회의장을 비롯한 참여 국회의원들이 각자의 텃밭에서 텃밭 가꾸기 행사를 함으로써 도시농업의 저변 확대를 꾀하자는 의도였다. 대전에서도 이미 농업기술센터를 중심으로 도시농업전문가회가 결성이 되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도시농업! 더 이상 늦어져선 안 된다. 정부에서도 지자체에서도 도시농업 육성법을 제정해 시행을 하고 있으나 아직은 미미한 실정이다. 일부는 그 중요성을 알고는 있으나 마음 놓고 도시농업을 일상생활에 밀접하게 녹여내기에는 뭔가가 인식이 부족하다. 도시농업은 실내외 대기 환경을 개선하고 쾌적한 삶의 공간을 조성하는데 있다. 그리하여 공기 정화는 물론 미세먼지 저감을 실현하게 하는 생활 밀착형 농업이 도시농업인 것이다.

도시농업의 확산은 우리 삶에 새로운 기회이다. 도시농업이 주는 매력에 빠질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포함한 인프라구축이 필요하다. 아울러 도시농업은 관련단체의 시민운동과 이를 뒷받침하는 정부의 제도마련을 통해 지속적으로 확대 되고 있다. 이에 부응하여 공무원연금공단대전지부에서도 이미 도시근교에 공동텃밭을 조성해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젠 우리도 생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다. 잿빛 산처럼 위압적으로 버티고 선 아파트 숲 보다는 푸른색 숲으로 바꿔야한다. 공기 청정기가 필요 없는 집 녹색식물이 자라고 따스한 햇살이 들어오는 내 집이 제일 좋은 집인 것이다.

언젠가 시청 앞 논에서 벼 이삭이 바람에 일렁이고 시민들이 산책한다는 소식이 아침 뉴스에 전해 질 날을 기대해본다. 푸른 숲 아름다운 도시 그것이 바로 도시농업이 추구하는 지향점인 것이다.

김천기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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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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