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조성키로 한 대전 유성복합터미널 사업이 정상 추진되는가 싶더니 이번엔 지역과 상생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비난을 받고 있다. 지하 1층-지상 10층 규모로 지어질 유성복합터미널은 터미널과 영화관, 판매시설, 오피스텔이 들어서는 걸로 돼 있다. 오피스텔 721가구가 분양되면서 개발이익이 1000억 원에 달할 것이란 얘기도 나돈다. 3차례나 유찰된 적이 있는 터미널 공모사업인지라 대전시가 진입로를 개설하고 각종 규제를 완화해 주는 여러 특혜를 준 모양이다. 이쯤 되면 흡족할 만한 상생안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터미널 사업자 측에서 내놓은 상생안을 보면 구암역과 터미널을 연결하는 지하연결 통로, 터미널 부지 내 광장 조성이 전부란다. 사업비 규모로는 40억 원 안팎이란 점에서 부실 상생안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미 진행 중인 비슷한 규모의 도룡동 신세계 사이언스콤플렉스와 관평동 현대 아웃렛 조성사업과는 대조적이다. 신세계는 지역상생발전기금으로 80억 원을 내놓았다. 여기에 저소득층 자녀 교육비와 장학금 지원, 환아 치료, 희망배달마차, 온누리 상품 지원 등도 내걸었다. 현대 아웃렛 역시 60억 원 이외에 인근 중소상인들과 별도의 협력 방안을 맺은 것은 대표적으로 참고할 만한 지역의 상생 사례라 할 수 있겠다. 대전도시공사가 갑천친수구역 공동주택 분양에 따른 이익금을 원도심에 투입키로 한 것도 눈길을 끈다.

상생발전은 강요나 압력이 작용해서는 안 된다. 말 그대로 서로 돕고 같이 발전하는 형태여야 아름답다. 상생발전이란 그럴듯한 명목으로 무리한 요구를 함으로써 사업을 그르치게 하는 불미스런 일로까지 번지지 않도록 하는 노력도 중요하다 할 것이다. 상생이 갈등으로 가는 걸 막기 위해선 지역민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는 게 최상일거다. 해당부지 소유권이 사업자에게 넘어가기 전에 모두가 윈윈하는 상생안을 서둘러 내놓을 때다. 모든 일에는 타이밍이란 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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