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그래도 선거제도 개혁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등 개혁법안 패스트트랙 여부로 여야가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1야당 원내대표의 `거친 입`이 가세하면서 정국이 급속하게 얼어붙는 양상이다.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 직후 긴급 의원 총회를 열고 나 원내대표의 발언을 비판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에 대해 김 위원장의 수석 대변인이라고 한 데 대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 국가 원수에 대한 모독죄다. 법률적 검토를 해서 국회 윤리위에 회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도 "우리 국민들이 촛불혁명 통해 대한민국 민주주의 완성시키고 탄생한 대통령을 북한 수석대변인이라 얘기하는 것은 도저히 참을 수도 용납할 수도 없다"며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것에 대해 명확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다른 야당들도 이에 가세했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다른 정당의 대표연설에서 나 원내대표를 일본 자민당의 수석대변인 운운하면 연설이 제대로 진행되겠는가"라며 "나 의원의 발언을 보면 5·18민주화운동이 북한의 사주에 의한 것이라는 발언 역시 자유한국당의 공식 입장인 듯하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김종대 원내대변인도 "있어서는 안 될 막말이 제1야당 원내대표 입에서 나오다니 어처구니가 없을 따름"이라며 "오늘 나경원 원내대표 연설내용 반대로만 하면 제대로 된 나라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국당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전희경 대변인은 "나 의원 발언은 외신의 보도를 통해 익히 알려진 내용이다. 그런 소리를 듣지 않도록 대북관계와 북핵문제를 잘해야 한다는 것이 연설의 담긴 뜻"이라며 "반대자의 목소리를 묵살하는 것이 바로 독재다.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 탄압"이라고 반박했다.

이만희 한국당 원내대변인도 "야당 대표의 연설에 구호까지 제창하며 조직적으로 방해한 여당 의원들의 행태는 이 정권과 민주당의 뿌리 깊은 운동권 행태"라며 "오늘 나경원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한 판단은 국민이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나 원대대표의 발언이 나오자 본회의장은 여야 의원들간 고함과 박수 등 소란으로 20여분 가량 연설이 중단되는 파행을 겪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선거제도 개혁 최종안을 조율하고 있어 정국은 더욱 급박하게 돌아가는 모양새다. 여야 4당은 이날 선거제 개혁 최종안 등을 도출하기 위해 만나기로 했으나 일정이 맞지 않아 13일 다시 회동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대해 한국당은 의원직 총사퇴 후 조기 총선까지 거론하는 등 배수진을 치고 여야 4당이 추진하는 선거제 및 개혁법안 패스트트랙을 저지하겠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서울=김시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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