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송 대전화물자동차운송사업협회 이사장

김기송(60) 대전화물자동차운송사업협회 이사장의 꾸준한 기부와 봉사 활동은 힘들었던 자신의 삶에서 비롯됐다. 어린 시절 부모님을 모두 여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운수업에 뛰어 들어야 했을 정도로 고단했던 환경은 이제 김 이사장이 주변의 어려움을 살피게 만드는 원동력으로 변모했다. 그렇게 그는 대전지역 62호 아너소사이어티 가입자가 됐다.

김 이사장은 지난해 아너소사이어티 가입 전부터 새터민 지원이나 소외 계층을 위한 김장 나눔 등 적극적인 이웃 사랑을 실천해 오고 있다. 그 이유를 묻자 "나름대로 고생을 하면서 돈을 벌었지만 누군가 힘든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서 시작하게 됐다"며 운을 뗐다.

인생을 살며 고생을 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고 하지만 김 이사장은 다른 이들과 비교해 쉽지 않은 유년기를 보냈고, 성인이 되서도 어려움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는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시고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형님 밑에서 고등학교까지 다녔는데, 자전거가 없어서 걸어다니고 보리밥만 먹으면서 힘들게 살았다"며 "도시락도 싸지 못할 형편에다가 학교에 다니면서도 일을 해야 했기 때문에 공부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공부할 형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공부 대신 운동을 하기도 했고, 고등학교를 가지 못할 처지에 놓여 있을 때 체육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학교에 들어가기도 했다"며 "돌이켜 보면 정말 쉽지 않은 세월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대전에 올라와 생업으로 운전대를 잡았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김 이사장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전에 와서 운수업쪽에서 조금 일하다가 군대를 갔다 왔다"며 "전역 이후에 다시 화물차 운전을 시작했는데, 하위 직종이다 보니 힘든 일도 많았다"고 밝혔다.

힘든 과거를 보내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은 그는 운수회사를 일궈냈다. 그리고 이제는 어려움을 겪는 주변 이웃들에게 도움을 전하는 것이 목표가 됐다. 김 이사장은 "사업 번창을 위해 그동안 노력해 왔고 지금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것 같다"며 "사업을 하는 동안 여유가 된다면 계속해서 좋은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도리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아너소사이어티 가입 이후 1년 동안 김 이사장은 아너소사이어티 전도사로 변모했다. 동종업계 임원들을 대상으로 가입을 적극 홍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나름대로 기부 및 봉사활동을 하는 운수업계 사장님들에게는 기회가 될 때마다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하라고 권유하고 있다"며 "저도 타 지역 화물자동차운송사업협회 이사장의 권유로 가입을 한 뒤 만족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난해 아너소사이어티 가입식 당시 소감을 말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목이 메일 정도로 의미가 남달랐다"며 "화물차 운전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제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게 될 것이라는 건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최근 우리나라의 기부 문화가 주춤한데 대해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기부는 여유가 있는 만큼 해야 된다는 인식이 흔하지만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와 반대가 되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본인이 힘들면 다른 사람도 힘들고 본인이 여유가 있으면 다른 사람도 여유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며 "힘들때 자신이 쓰는 것을 줄여 다른 사람에게 전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힘들 때 도움을 주는 것이 진정으로 의미가 있는 것이지 여유가 있을 때의 도움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사업하는 데 큰 지장이 없다면 지속적으로 기부를 실천하면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은 기부와 봉사활동 이외에 교육에 대한 관심도 크다. 현재 운수회사와 정비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자동차 전문학교를 설립, 학생들을 후원할 계획이다.

그는 "대학교를 가야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보다는 본인의 능력에 따라 진로를 택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여전히 힘든 일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있지만 기술을 배우길 원하는 학생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때문에 장학재단을 설립해 학생들을 후원하는 것도 좋긴 하지만 금전적인 도움보다는 배움을 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한다"며 "자동차 전문학교를 세워 기술직을 키우고 정비공사에 입사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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