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로고

[수요프리즘] 혼돈의 문화정책

2019-03-06기사 편집 2019-03-06 08:49:11

대전일보 > 오피니언 > 사외칼럼

  • 페이스북
  • 구글 플러스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밴드
  • 폴라로
  • 핀터레스트

첨부사진1
우리나라는 대규모 제천의식을 통해 문화예술을 발전시켜왔다. 오늘에 이르러 클래식, 가요는 물론 케이 팝과 걸 그룹이라는 특화된 분야는 세계적인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이렇게 예술은 발전하고 있으나 문화정책은 시대적 변화에 뒤떨어지고 있어 아쉬움이 크다.

전국의 국공립 예술단체는 대부분 노동조합이 설립되었다. 이로 인해 단원들이 정년이 보장되는 일자리를 찾았으나 정작 예술 수준은 하락하고 있다. 단원들은 지속적으로 등급제나 오디션을 통해 기량을 향상시키고 안무와 연습을 해야 하는데 이것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예술단원이 되기 위해서는 20여 년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므로 급여를 대폭 이상하고 기량미달자의 퇴직이 자연스러운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한번 국가대표 축구선수가 정년까지 가는 경우가 되어서는 안 된다.

또한 예술감독의 임기가 1-2년으로 단기간 근무하게 되어 있는데 최소 3-5년으로 늘려야 한다. 예술 감독들이 자주 바뀌다 보니 예술단의 정체성도 모호해지고 안무나 단원간의 공동작품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극장장도 전문가를 기용하지 않고 공무원 출신이나 선거캠프 출신이 낙하산으로 오니 예술창작이나 문화발전과는 거리가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문화부)는 예술단 정년과 예술기량, 단원 선순환 구조와 충분한 보상, 퇴직에 따른 노후보장에 대한 연구가 전혀 없다. 모든 것을 단체 자율에 맡겨놓고 있는데 적극 관심을 가져야 하고 동구권에서도 예술가의 노후보장에 대해서는 지원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예술은 모든 국민이 누릴 권리는 있지만 모든 국민이 다 문화생활을 하고 이를 무료로 즐기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탁상행정이고 문화관광부의 착각이다.'방방곡곡'이라는 지원사업이 있는데 전국에 공연을 활발하게 하자는 취지이다. 공연단체는 작품을 한국문화예술회관 연합회에 제출하고 여기에서 통과된 작품을 각 공연장에서 공연을 하게 되면 제작비 50% 내외를 지원하는 제도이다. 공연장에서 사주는 작품은 2-3편에 불과하고 이 사업은 절차가 복잡하고 작품이 연합회와 공연장에 2번이나 채택되어야 하며 저소득 무료관객 30%를 채워야 된다. 지원금이 1억도 안되어 기획사나 극장이나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매월 문화가 있는 날'사업도 무료공연이 많다 보니 공연 수준도 떨어지고 지원금 없는 공연은 관객이 찾지 않는 폐단이 나오고 있다.

문화부의 문어발식 산하 단체를 늘리는 것도 문제이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8000억 원이 소요된 대형 국책사업임에도 개관 이후 4년 동안 대표를 선임하지 못하는 헛발질을 하고 있다. 여기에 산하 기관으로 새로이 아시아문화원을 설립하였으나 업무협조나 기능 정립이 안 되어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문화부 산하기관을 보면 한국정책방송원, 공예디자인 진흥원, 전문무용수지원센터, 예술경영지원센터, 콘텐츠진흥원, 지역문화진흥원, 한국문화회관 연합회, 예술인복지재단, 한국장애인문화예술진흥원, 문화예술교육진흥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영화진흥위언회, 뉴서울컨트리클럽 등이 있다. 일부 기관의 업무가 중첩되거나 불필요한 단체는 통폐합하고 지원절차도 단순화해야 한다. 지원금을 사용하는 ' e호조시스템'은 복잡하고 너무 경직되어 사용자의 불만이 많음에도 개선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

전국에 문화재단이 많아지고 블랙리스트 덕분인지 곳곳에서 지원 사업이 활발해 지고 있다. 아쉬운 것은 전문예술인과 생활예술을 혼동하는 것이다. 전문예술인은 창작예술을 통해 직업을 영위하므로 작품수준에 따라 과감한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모두가 좋다고 조금씩 나누어 주는 정책은 곤란하다. 예산을 늘려달라는 것이 아니다. 수준 높은 예술가에게 더 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되 그렇지 못하면 지원하지 말아야 한다. 지원금은 곧 세금 낭비이다. 생활 예술인이나 단체에게 현금 지원보다는 장소를 지원하고 시설을 지원하여 즐기게 해야만 한다. '문화복지'를 주창하지만 갈 길은 아직도 요원해 보인다.

유원희 천안예술의전당 관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