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차 증가하는 방광암

장훈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장훈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40대 중년 남성 김모씨는 한 달 전부터 소변이 간헐적으로 붉게 나왔다. 김씨는 붉은 소변 외에 별다른 증상이 없어 한동안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소변이 붉게 나오는 일이 점점 빈번해지자 병원을 찾았다. 이후 진행된 소변검사와 요세포검사, 복부 전산화 단층 촬영술(CT), 방광내시경 검사를 통해 미세혈뇨와 이상세포의 존재, 방광 내 혹이 확인됐다. 또 방광내시경을 통해서도 출혈이 동반된 방광 내 혹이 발견됐다. 결국 김씨는 방광 점막층에 국한된 이행상피세포암으로 최종 진단돼 내시경적 방광 내 종물 제거수술을 받게 됐다.

◇점차 증가하는 방광암= 방광암은 비뇨의학과 영역의 대표적 암 중의 하나다. 특히 최근 건강검진 보편화로 인해 과거에 비해 조기 진단이 가능해 지면서 이에 따라 치료받는 환자 수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방광암은 방광에 생기는 악성 종양이다. 암이 기원하는 세포에 따라 이행상피세포암, 편평상피세포암, 샘암, 소세포암 및 육종 등으로 구분한다. 대부분 소변과 직접 접촉하는 요로상피세포에서 기원하는 이행상피세포암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남성에서 여성보다 4배 정도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령, 흡연 등 영향으로 발생= 방광암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하지만 주로 고령이나 흡연, 각종 화학 약품의 노출, 방사선 치료, 빈번한 요로감염 및 방광 결석 등이 방광암의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다. 특히 흡연은 방광암의 가장 중요한 단일 위험인자이며 흡연자의 경우 비흡연자에 비해 방광암의 발생 가능성이 7배 정도 높은 수준이다.

◇혈뇨 발견 시 의심해야 = 방광암의 대표적인 증상은 통증을 동반하지 않는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혈뇨다. 혈뇨의 경우 밝고 붉은 선홍색에서 검붉은 간장색까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때로는 혈괴(체내의 혈액이 혈관 밖으로 나와서 응고된 덩어리)를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혈뇨는 방광 내 감염 및 결석으로 인한 경우에도 관찰될 수 있지만 육안으로 혈뇨가 보이는 경우에는 반드시 방광암의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일부 환자에서는 소변을 자주 보는 빈뇨, 배뇨 시 통증, 소변이 급하거나 소변을 지리는 요실금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진단= 먼저 육안으로 혈뇨가 관찰될 때에는 반드시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특히 요검사의 재시행 및 요세포검사, 방광경 검사는 필수적이며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됐을 때 복부 전산화 단층 촬영 및 자기공명영상 검사가 추가로 시행하게 된다. 방광경 검사는 방광 내 이상 병변을 육안으로 확인하는 검사이며 혈뇨가 관찰되는 환자에서 가장 중요한 검사다. 다만 검사 중 남성의 경우 상당한 통증을 수반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 및 의료진이 검사 시행을 주저하는 경우가 있지만 방광암을 진단하는데 있어 가장 정확한 검사이기 때문에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

◇암 종류에 따라 달라지는 치료= 방광 내 혹이 관찰 되면 내시경 절제경을 이용, 방광 내 혹을 제거하는 경요도 방광종양절제술을 시행한다. 이 수술을 통해서 절제된 조직의 조직검사를 통한 확진 및 진행 정도가 파악되는 진단과 방광 내 혹을 제거하는 치료가 동시에 가능하다. 경요도 방광종양 절제술을 통해 확진된 방광암은 방광 내 침윤정도에 따라 점막이나 점막 하층에만 국한돼 있는 비근침윤성 방광암, 근육층을 침범한 근침윤성 방광암으로 구분한다.

비근침윤성 방광암의 경우 방광 내 약물 주입법 (항암제 또는 BCG 결핵균)을 수술 후 시행하며 이후 추적관찰 기간 중 방광 내 혹이 다시 확인되면 재차 경요도 방광종양 절제술을 시행하게 된다. 조직검사 상 근침윤성 방광암으로 진단된 경우에는 암의 침윤도가 높고 경요도 방광종양 절제술로는 암을 완전히 절제할 수 없기 때문에 근치적 방광 적출술을 시행하게 된다. 근침윤성 방광암으로 근치적 방광 적출술을 시행한 후 임파선 전이 및 타 장기 전이가 확인 되는 경우에는 수술 이후라도 항암 치료를 부가적으로 병행해야 한다.

◇방광암 예방법은= 방광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고, 붉은 고기 및 가공육류는 되도록 적게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 금연과 함께 간접 흡연을 피하는 것이 방광암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특히 건강검진에서 현미경적 혈뇨가 확인되거나 육안으로 혈뇨를 경험한 경우에는 반드시 비뇨의학과 전문의를 찾아 원인을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를 조기에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박영문 기자

도움말= 장훈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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