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일수는 올해 들어 지난 1일 기준 전체 60일의 55%인 33일에 달한다. 이 기간 국민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미세먼지비상저감 조치 안내 문자를 받았다. 미세먼지 배출원인 도로, 발전소, 공장 등 세부 배출원 관리는 근본적 대책이지만, 국민의 생활공간에서 미세먼지 농도를 줄이는 근원적 대안 중 하나는 도시숲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은 미세먼지의 차단, 흡착, 침강, 흡수하는 과정으로 나누어서 숲의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연구하고 있다. 숲은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고 습도가 높아서 도시보다 미세먼지를 빨리 가라앉힌다. 도시숲과 도시의 평균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한 결과 도시숲은 미세먼지 25.6%, 초미세먼지 40.9%를 저감했다. 또한 도시숲은 미세먼지의 중금속 농도를 낮춰 발암위험성을 줄이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도시숲은 총 도시면적인 255만 3000ha의 49%인 125만 4000ha에 달한다. 이 중 시민들의 생활과 밀착된 생활권도시숲은 4만 6000ha로 도시면적의 1.8%, 국토면적의 0.5%이자 전체 도시숲 면적의 3.7%에 불과하다. 이러하다 보니, "보이는 숲은 많지만, 정착 출근과 등교길에 내 머리 위를 덮어 주는 도시숲", 즉 생활체감형 도시숲은 태부족하다.

미세먼지 저감기능을 가진 도시숲의 면적을 늘리는 관건은 토지 확보다. 도시는 땅값이 비싸고, 확보가 쉬운 곳에는 대부분 도시숲이 조성돼 있기 때문에 보다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도심 내에서는 자투리땅, 하천가의 선형 공간에 나무를 띠 형태로 심어서 산줄기와 도심이 징검다리로 잇는 숲의 벨트를 만들고, 도시근교 산림은 미세먼지를 보다 많이 줄일 수 있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 특히 숲가꾸기를 통해 수직적, 수평적으로 다양한 숲 지붕층을 만들어 미세먼지를 더 머금게 하고, 덩굴류를 제거해 숲이 미세먼지를 흡착할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

국립산림과학원은 미세먼지 저감에 효과적인 나무 322수종을 제시한 바 있다. 여기에 미세먼지 차단숲과 미세먼지가 한 곳에 고이는 것을 막는 도시바람길숲의 조성 지침도 제안했다. 한 줄 가로수보다는 두 줄 가로수 그리고 관목층과 벽면을 녹화해 도시의 회색공간을 녹색공간으로 바꾸는 "도시숲그린인프라" 정책을 지원하고 있다. 건강한 숲은 미래세대가 지속가능한 삶을 영위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조건이다. 희뿌연 하늘과 매캐한 공기를 살리는 일, 도시숲을 조성하고 가꾸는 일부터 시작할 때다.

전범권 국립산림과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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