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탐구하는 수업

사토 지에지음·송은애 옮김/다산북스/392쪽/1만6000원

`지금 조직이 방향을 잃고 헤매고 있다면, 가장 급선무로 알아야 할 것은 비즈니스 속에 숨어 있는 인간의 마음을 제대로 읽는 것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창업가를 배출한 창업의 요람이자 메카로 확고한 위치를 지키고 있는 스탠퍼드대학교가 최신기술과 최첨단 이론 대신 인간의 본성을 탐구하는 이유다.

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넷플릭스의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 나이키의 창업자 `필립 나이트`, 인스타그램의 창업자 `케빈 시스트롬. 이들에게는 2가지 공통점이 있다. 스탠퍼드가 키운 혁신적 창업가로, 하나같이 변화의 중심에 인간의 욕망이 있음을 강조했다는 사실이다. 인간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 못한채 수천수만 가지씩 쏟아지는 정보와 지식만을 쫓다가는 변화를 이끌기는 커녕 제대로 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컬럼비아대학교 입학면접관을 맡고 있는 저자는 치열한 비즈니스 현장에서 변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인간의 본성을 간파한 사람들이라는 점을 발견하고 120년이 넘도록 인간중심 교육을 펼친 스탠퍼드대학교 수업 핵심을 파고들었다.

신간 `인간을 탐구하는 수업`은 스탠퍼드대학교 경영대학원 수업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12명 교수의 명강의를 담았다. 혁신, 리더십, 마케팅, 대화술 협상술,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등 자기브랜딩과 비즈니스에 반드시 필요한 핵심을 경제학, 심리학, 뇌과학 등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설명한다.

책은 크게 두개의 파트로 나뉘어져 있다. 첫번째 파트에서는 혁신의 딜레마 이론으로 유명한 찰스 오레일리 교수, 스토리 경영의 대가 제니 아커 교수 등의 수업을 중심으로 비즈니스에서 인간의 본성을 어떻게 파고들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오레일리 교수 강의의 핵심은 `양손잡이 경영`이다. 양손잡이가 되면 파괴적 혁신과 지속적인 혁신은 물론, 효율화를 위한 혁신 또한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규모가 큰 성숙 사업과 위험 부담이 큰 신규 사업을 한 기업 안에서 동시에 추진하는 경영 방법이다. 사례를 보자. 후지필름은 기존 기술을 활용하는 동시에 그 연장선에서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이 주였지만 사진관련 사업 비율을 15년만에 40% 축소하고, 세포개발 회사와 시약 제조회사를 인수하며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고 채용함으로써 점차 새로운 시장으로 진출했다. 특히 종신고용제를 지키려 엔지니어를 대학원에 보내 새로운 분야에 필요한 지식을 익히게 하는 등 인재 양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

두 번째 파트에서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지식을 비즈니스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소개한다. 커뮤니케이션의 대가 어빙 그로스백 교수, 일류 인재가 조직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현상의 해결책을 협상의 측면에서 찾은 마거릿 닐 교수, 백악관 연설관으로 활동 중인 데이비드 디마레스트 교수 등의 수업이 소개된다. 그로스백 교수는 창업가로서 온갖 실패를 경험했는데 그 발단은 `라스트 원 마일`, 즉 대화에서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가르친다. 디마레스트 교수가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내용은 다름 아닌 연설 형식과 방법이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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