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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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등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찰관이 늘면서 이에 대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이달에만 대전·충남경찰청 소속 전 현직 경찰관들 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9일 대전·충남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4분쯤 대전지방청 소속 A(45) 경위가 충남 공주시 옥룡동의 한 찜질방 철제계단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A경위는 숨지기 하루 전날인 18일부터 두달간 병가를 낸 상태였다. 평소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심적고통이 심했던 것으로 알려진 A경위는 치료를 받기도 전에 병가 낸 다음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대전지방청 한 관계자는 "평소 우울증으로 힘들어 해서 이번에 두달여간 병가를 냈고, 여의치 않으면 휴직까지 하려고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이들이 아직 어린데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8일에는 충남지방경찰청에서 두달 전 퇴직한 B(61)총경이 새벽 2시 35분쯤 거주하는 아파트 14층에서 투신해 숨진 채 발견됐다. B총경은 죽기 전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생을 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퇴직한 B총경은 인정이 많고 포용력이 있어 경찰 선후배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지방청 한 관계자는 "병세가 악화된데다 가정사 등으로 심적 고통을 많이 겪으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려운 상황을 혼자 해결하지 않고 털어놓고 도움을 받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안타까워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의하면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찰관은 114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순직한 경찰 82명보다 32명이 더 많은 수치다.

이에 경찰은 2014년부터 트마우마 해소를 위한 `마음동행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센터 수요대비 이용률은 낮은 수준이다. 2015년 9월에 개소한 대전 유성 선병원 마음동행센터의 경우 2017년 수요(1837명)대비 이용률(240명)은 13%에 불과하다. 임상심리사 1명이 대전, 충남북, 전북지역 경찰관들을 모두 소화해야 하는데다 접근성도 좋지 않은 탓이다. 센터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근거리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는 환경과 의무교육이 뒷받침이 돼야 한다는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심희섭 한남대 경찰학과 교수는 "우울증과 직무스트레스 등은 한두번 상담을 받아서는 해결 될 수 없다"며 "스트레스는 상황마다 틀려지기 때문에 경찰관들을 대상으로 하는 상담은 매년 건강진단을 받는것처럼 정신상담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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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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